산업 산업일반

[창조경제의 주역 히든챔피언] 한일월드

실시간 살균정수기도 개발… 업계 지각변동 불러<br>업계 첫 렌탈시스템 도입… 친환경 음식물처리기도 인기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일월드 제조공장에서 현장 근로자들이 정수기 생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일월드

이영재 회장

한일월드는 다양한 환경가전 제품으로 구성된 '팔레오' 브랜드를 통해 업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1992년 설립한 한일월드는 정수기를 비롯해 냉온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음식물처리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2년이 넘는 연구개발을 통해 탄생한 '필레오 퀸'은 대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신제품 살균 얼음정수기는 작년 6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반응이 뜨겁다. 주문이 폭주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설치 인력을 증원하는 등 총력 생산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필레오 실시간 살균 정수기는 기존 필터여과식 정수기와 달리 사용자가 컵을 대는 즉시 UV램프를 통해 실시간 살균되는 방식이다. 특허기술인 UV살균시스템을 도입, 정수기 위생문제를 완벽히 해결한 것. 이영재 한일월드 회장은 "사랑을 뜻하는 PHILEO(필레오)라는 브랜드 이름에 걸맞게 마지막 순간까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교, 병원, 산후조리원 등 위생이 특별히 중요시되는 곳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출시한 친환경 방식의 '필레오 음식물처리기'도 인기몰이 중이다. 건조식, 분쇄식, 냉동식 등 어떤 식으로든 음식물쓰레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다른 제품과는 달리 필레오 음식물처리기는 특수발효균 '아시드로'를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단시간내 완전히 없애준다. 생선뼈나 닭 뼈, 게껍질 같은 단단한 음식물은 물론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염분이 많은 국물까지 깔끔하게 처리한다. 투입한 음식물쓰레기의 5% 이하로 남는 잔존물은 유기농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

이 회장은 "고품질 제품의 실현과 완벽한 고객관리, 그리고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개그우먼 신보라를 모델로 선정해 TV CF를 방영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기업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긴 했지만 확실한 제품력만 있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는 정수기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최근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성장세를 이어오던 정수기 시장이 주춤한 상태지만 '팔레오' 브랜드를 제품을 직접 사용한 고객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는 시장에 중소업체가 뛰어드는 건 상당한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이 회장은 이에 창업 초기부터 대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 대기업들의 주고객이 가정이라는 점을 주목한 그는, 가정을 제외한 제 3의 고객을 주고객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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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찾은 것이 바로 업소. 그러나 업소 또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한일월드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당시 자금이나 조직력이 부족했던 이 회장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고민한 끝에 금융기법을 이용한 렌탈을 시작했다. 1996년도부터 연구 개발한 끝에 1997년 업계 최초로 렌탈 시스템을 도입한 배경이다.

이 회장은 "IMF가 닥친 후에 국내 경기가 완전히 얼어붙고 난 후에 여간해선 업소들이 몇백만원짜지 정수기를 살 엄두를 낼 수 없는 상태였다"며 "그렇다고 정수기를 없앨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월 임대로 지불하는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일하지 말고 놀 것을 강조하는 독특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직원들이 즐겁게 일해야만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일월드는 매일 아침 직원들이 일일 DJ가 되어 진행하는 사내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바쁘고 정신없는 아침을 차분하고 잔잔하게 시작하고자 마련한 음악 방송이다. 푸짐한 상품이 걸린 즉석 퀴즈나 사연 소개를 통해 직원들의 소통 확장에도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또 '웅덩이 경영철학'을 강조한다. 웅덩이처럼 깊고 크게 그 영역을 넓혀 가자는 의미에서이다. 그렇게 조금씩 주변을 넓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은 웅덩이들을 흡수할 수 있고, 처음 마음먹었던 것을 실현할 수 있다는 뜻도 들어 있다. 이 회장은 "이러한 웅덩이 경영철학 덕분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경영에 몰두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를 더욱 발전시켜 한일월드를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만드는 정수기 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기존의 정수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 성능이 접목된 제품으로 기존 정수기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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