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북·미 군사회담 열자"
"유엔 대표도 참가 한반도 평화문제 협의" 제안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전보장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과의 군사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이는 북핵 폐기를 위한 '2ㆍ13합의' 이행 및 6자 회담의 진전에 따라 북한이 평화체제 문제를 북ㆍ미 양자대화를 중심으로 직접 논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들은 남한을 제외한 군사회담 제의에 미국이 선뜻 응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북한 판문점대표부 대표는 13일 한반도 평화와 안전보장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유엔이 참가하는 가운데 북ㆍ미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대표는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과 관련한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쌍방이 합의하는 임의의 장소에서 아무 때나 유엔 대표도 같이 참가하는 조(북)ㆍ미 군부 사이의 회담을 진행할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 담화는 유엔 대표도 같이 참가 시키자면서도 유엔 대표가 어떻게 선정되고 어떤 성격이나 자격으로 참가할 것인지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담화는 특히 "우리의 핵 문제란 본질에 있어서 미국의 핵 문제"라며 "우리 인민은 미국의 끊임없는 핵 위협 속에서 살고 있으며 남조선으로부터 미국의 핵무기 철수와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시종일관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북한의 핵 실험 이후 북한이 조만간 미국과 '핵군축' 회담을 제의할 것이라고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해온 터여서 북한이 제의한 군사회담의 대상과 범위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측이) 왜 우리를 빼고 (회담을) 요청했는지 좀더 진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또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문제는 남북 간 대화를 중심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남측을 배제한 북미 간 군사회담은 적절하지 않다는 뜻을 시사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측의 이번 제의를 예정된 수순으로 분석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는 그다지 무게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북한의 2ㆍ13 합의 초기조치 이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6ㆍ25전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부각되는 시점에서 나온 북측의 전술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입력시간 : 2007/07/13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