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와 과당 경쟁에 시달려 ‘레드 오션(red ocean)’으로 꼽히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신생 파워콤호(號)가 초반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워콤은 영업 개시 이틀째였던 2일 오후까지 모두 7,796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워콤은 최고 100Mbps의 속도를 내는 아파트 전용 서비스 ‘엑스피드(XPEED) 광랜’과 10Mbps급 일반주택용 ‘엑스피드 프라임’ 등 2개 상품을 각각 월 3만3,000원과 2만9,500원(무약정 기준, 부가세 제외)에 제공하고 있다.
◇광랜에 소비자 기대감 높아= 파워콤은 영업 첫날인 지난 1일에만 3,7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데 이어 둘째 날에는 4,100여명을 끌어 모았다. 파워콤 고객센터에는 광랜 가입 가능여부 등을 문의하는 수천건의 전화가 폭주해 다른 업무가 힘들 정도였다.
파워콤의 한 관계자는 “아직 충분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기존 서비스의 느린 속도에 불만이 많던 가입자들이 광랜에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응 파워콤 사장은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전국 영업현장을 누비며 초반 기세몰이에 나서고 있고, 각 지사에서는 출근길 거리 캠페인을 벌이는 등 전방위 ‘파워콤 알리기’에 돌입했다.
◇혼탁ㆍ과열 경쟁 조짐도= 새로운 강자의 진입으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태풍 전야’의 분위기다. 일선 유통업자들 사이에선 ‘최근 몇 년래 최대의 대목’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경쟁사들은 파워콤이 가입자 1명당 10만~20만원 사이의 유치 수수료(리베이트)를 지급해 출혈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 중 일부는 타사 해지에 따른 위약금 대납으로도 활용된다는 것이다. 하나로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파워콤이 과도한 리베이트와 위약금 대납 등의 위법 행위만 저지르지 않으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파워콤은 오히려 경쟁사들이 리베이트를 대폭 올리는 방법으로 파워콤을 견제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파워콤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리베이트 정책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경쟁사에 비해 무리하게 주지 않을 것이며 위약금 대납도 없다”고 말했다.
◇통신위도 단속 강화= 통신위원회는 시장 과열이 예상되는 만큼 파워콤 진출 초기부터 단속의 고삐를 바짝 조여 업체들의 불법행위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신규 고객을 유치하면서 일정기간 요금을 면제해주거나 위약금을 대납해 주는 행위,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 등이 집중 단속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