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의 대표주자인 투신의 증시 주도력이 잠시 주춤한 가운데 보험이 새로운 매수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 쪽으로의 자금 유입이 꾸준해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이들의 매수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은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로 정보기술(IT)주와 은행 등 금융주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증시 새 강자 부상=보험은 15일까지 14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 전반적인 흐름을 볼 때 종합주가지수가 본격적인 대세 상승을 시작한 지난 4월 말부터 줄곧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 순매수 금액이 투신 등 다른 기관에 비해 적긴 하지만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증시의 변동성을 줄이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기관은 이번 상승장에서 주도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투신은 적립식 펀드 등으로의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 주가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적립식 펀드 자금 유입이 월평균 4,000억원대에서 2,000억원대로 주춤하면서 매수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보험은 변액보험 월 수입보험료가 이미 4,0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풍부한 유동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 자금이 증시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조만간 투신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추세라면 수급의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며 “앞으로 연기금과 함께 보험이 증시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 이후 상승장서 IT주와 은행주 집중 공략=4월29일 종합주가지수가 저점을 찍고 반등을 시작한 이후 보험은 7,8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14일까지 1,033억원에 달했으며 이어 하나은행 (565억원), 현대차(469억원), SK텔레콤(456억원), LG필립스LCD(444), 대한통운(350억원), 현대중공업(343억원), 하이닉스(299억원), 신한지주(282억원), 한국전력(231억원) 등의 순이었다.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을 보면 IT주와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주를 집중 매수했다. 또 현대차ㆍ대한통운ㆍ신세계 등 경기민감주들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선 삼성생명 변액운용파트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주가가 오르고 있어 시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주식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늘리고 있는 분야는 IT와 은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