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포커스] 이건희회장 "경영패턴 바꿔라" 메시지

●삼성 인사로 본 금융계열사 전략 숨은 의미는<br>삼성화재 김창수號 출범으로 생명과 해외진출 시너지 노려<br>공격적 영업도 가속화 할듯<br>일부 "금융지주사 준비" 추측


매년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는 전자 계열사에 초점이 맞춰져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2세 등의 동향도 그렇지만 아직은 제조업이 그룹의 주력인 탓이다. 그런데 지난 7일 이뤄진 인사는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각도에서 조망이 가능하다. 금융계열사의 경영 패턴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장단 인사가 단행된 후 금융계에서는 벌써부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ㆍ삼성증권ㆍ삼성카드 등의 경영 방식을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비단 삼성화재 신임 사장으로 김창수 삼성물산 부사장이 낙점된 것이나 증권ㆍ자산운용의 사장을 맞바꾼 것뿐 아니라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이 금융계열사의 원톱에 나선 것, 여기에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던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유임된 것들을 종합할 때 이건희 회장이 금융계열사에 뭔가 변화의 메시지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가속화하는 금융의 글로벌화=김창수 삼성화재 신임 사장은 물산 출신으로 지난 2007년부터 기계플랜트본부장을 맡아 전세계에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며 기획ㆍ추진력을 인정 받았다. 삼성화재 안팎에서는 그가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자금조달(파이낸싱)과 보험 등 각종 금융 업무에 정통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대섭 사장은 재임 기간 동안 해외 진출의 기반을 다져왔다"면서 "김 내정자는 해외시장 개척과 성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 낙점은 박근희 사장의 유임과 중용과 맥을 같이한다. 박 사장은 6월 취임 직후 외형 성장과 함께 '해외 진출'을 성장의 축으로 삼아왔다. 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생명과 화재가 해외 진출 과정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 계열사 공격적 영업전략=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생보업계와 손보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40%에 달했던 시장점유율이 2006년 30% 안팎으로 떨어졌으며 지난해에는 27%대를 기록했다. 전문 컨설팅 영업조직을 내세운 외국계 보험사들의 추격과 방카슈랑스를 앞세운 중소형사들의 약진 등 판매기법과 채널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완만한 하락세를 기울이다가 최근 전환점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수성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성장 위주의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역시 마찬가지다. 최치훈 사장은 취임 이후 카드 시장에서 외형 확대를 통해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삼성카드 측은 표면적으로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시장에서는 외형확대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 한해도 법인물량 확대 등을 통해 외형을 꾸준히 확대해 큰 성과를 거뒀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현금결제시장을 카드결제화 시키는 등의 시도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카드의 공격적 영업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결국 해외 진출 가속화와 함께 삼성 특유의 수성적 경영 전략이 아닌 공격적 전략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지주회사로의 장기적 변화 모색하나=다른 한편으로 이번 인사에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삼성이 금융지주회사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점이다. 삼성은 아직은 그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 계열사들이 외형 성장을 가속화하는 한편으로 해외 진출 등에서 계열사 간의 상호 협조와 교류를 하는 등의 영업 전략과 동시에 지분 변화 등이 장기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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