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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 발주 다가오는데… 건설사는 걱정 태산

철길 위 데크 설치해 짓는 공사경험 거의 없는데다<br>기술제안 입찰 방식 진행에 사업성·기간 예측 힘들어

'행복주택' 사업을 담당할 시공사 선정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건설사들은 오히려 걱정이 태산이다. 공사를 해본 적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기술제안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해 사업성 분석이나 공사기간 산정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정부 핵심 사업이라 관심은 많은 편"이라면서도 "정보가 너무 부족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8일 행복주택 오류지구와 가좌지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사업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LH는 2일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현재까지 10여개 업체들이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심이 많은 만큼 업체들의 고민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전설명회에서 공개한 내용으로는 사업성이 있는지 제대로 추산할 수 없는 상태"라며 "현장설명회 등 입찰 일정이 더 진행돼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의 걱정이 큰 것은 행복주택 입찰이 '기술제안'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기술제안 방식은 발주처가 내놓은 현상설계를 기초로 건설사가 수정안을 내놓고 가장 좋은 안을 제시한 업체가 시공사로 선정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철길 위에 인공지반(데크)을 설치해 그 위에 집을 짓는 방식은 국내 건설사로서는 수행해본 적이 거의 없는 공사방식이다. 설계상 문제가 없더라도 공사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예측하기 어렵다. 더욱이 기술제안 방식은 일단 설계안이 확정되면 공기 중 설계방안 변경이 불가능한 것도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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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부의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지만 정권이 바뀌자 비판의 화살이 건설업체에 향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종의 국책사업 공포증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해본 적도 없는 공사를 했다가 잘못될 경우 시공사가 '독박'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가 행복주택에 기술제안형 입찰을 도입한 것은 연내 착공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시공사에 설계의 책임을 맡겨 사업을 빨리 진행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임대주택의 경우 대부분 최저가 방식으로 발주되며 기술제안이나 턴키방식으로 발주되는 경우는 드물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분양주택의 경우 턴키방식으로 발주되는 경우가 있지만 서민들이 사는 저렴한 임대주택의 경우 공사비가 더 많이 드는 기술제안이나 턴키방식으로 발주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국책사업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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