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지긋지긋한 '로스앤젤레스(LA)징크스'에 또 발목이 잡혔다.
본프레레호는 16일 낮(이하 한국시간) 미국 LA 콜리세움(올림픽 주경기장)에서열린 새해 첫 평가전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맞아 정경호의 헤딩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2로 역전패했다.
본프레레호는 성인축구대표팀이 90년대 이후 LA에서 이어온 10경기 무승 터널에서 헤어나오기를 기원했지만 아깝게 석패했다.
한국축구는 이로써 90년대 이후 LA에서 11경기 무승(6무5패)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한국축구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2년 1월 LA에서 열린 북중미골드컵에 출전했다가 약체 쿠바와 득점없이 비겼고 미국에 1-2, 코스타리카에 1-3, 캐나다에 1-2로 3번이나 패배의 쓴맛을 봤다.
8강전에서 멕시코에 이기기는 했지만 0-0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에서 올린 승리라 공식 전적으로는 무승부로 기록됐다.
또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2000년 2월에는 역시 LA에서 열린 북중미골드컵에서 캐나다와 0-0, 코스타리카와 2-2로 비겨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당시 히딩크호는 LA에서의 초라한 성적표 탓에 고개를 숙인 채 귀국해야 했고한동안 감독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 지난 94년 3월 미국월드컵을 앞두고 LA에서 가진 친선경기에서도 미국과 2차례 맞붙어 1무1패, 콜롬비아와 1무를 기록하며 무승에 그쳤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순수 국내파 만으로 LA 징크스를 깨뜨리려 했지만 오는 20일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기약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지난 89년 말보로컵 3.4위전에서 미국에 2-1로 이긴 이후 실로 오랜만에 LA 교민들 눈앞에서 직접 승리를 확인시켜주려 했으나 무위에 그치고 만 것.
선수 중에서는 이동국(광주)이 2000년과 2001년에 이어 3번째 LA 땅을 밟고 승전보를 전하려 했으나 득점포 조준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본프레레호는 이날 경기에서 내용적으로는 오히려 다소 우세를 보였다고 평가하고 파라과이전에서는 가능한 베스트 멤버를 기용해 징크스 탈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 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