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세계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에 고유황연료유(벙커C유)를 공급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8일 서울 남대문로 서울사무소에서 김두진 전무와 고자마 칼리무딘 엑손모빌 아시아퍼시픽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앞으로 1년간 모두 6,400만달러 규모의 벙커C유를 공급하는 계약을 엑손모빌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정유업체가 중국 등 개발도상국이 아닌 미국의 메이저 회사에 벙커C유를 납품하는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원유를 상압정제하면 40% 정도는 벙커C유가 나온다. 그러나 환경규제 등으로 갈수록 수요가 줄어 벙커C유는 국제 시장에서 원유보다도 싸게 거래되고 있다.
때문에 각국 정유사들은 벙커C유를 투입해 휘발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를 생산하는 중질유분해시설(고도화설비) 확충에 나서고 있고, 엑손모빌도 현대오일뱅크에서 도입한 벙커C유를 중질유분해시설의 원료로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경유 등 경질유 제품과 벙커C유와의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져 엑손모빌의 벙커C유 재정제 수요가 늘어났다”면서 “따라서 동북아시아 시장에서 경질유 수율이 가장 좋은 벙커C유를 생산하는 현대오일뱅크 제품을 장기구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중질유분해시설 증설을 위한 기초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완공 이후에는 벙커C유 생산량 대부분을 재처리해 경질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