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 빠르면 이달말 첫선
오는 8월말이나 9월초에 상장지수펀드(ETFㆍExchange Traded Funds) 시장이 개설되면 주식시장에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ETF는 마치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펀드와 주식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소액으로 지수 상승률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개인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투자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서 매매...현금화 쉽고 가격괴리 적어
거래단위 10만원선 형성 소액주자자에 적합
투자전략 다양화등 주식 시장 돌풍 가능성
증권거래소는 ETF 시장을 유가증권 상장규정이 개정되는 8월말 또는 9월초에 개설키로 하고 이미 지난달 31일부터 ETF 시험시장을 운영하며 매매시스템을 점검중이다.
◇ETF란 무엇인가
종합주가지수 수익률을 추구하는 인덱스펀드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소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즉 인덱스펀드와 마찬가지로 KOSPI200이나 KOSPI50 등 주가지수와 같은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돼 최소한 지수상승폭 만큼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또 거래소에 상장되기 때문에 환금성도 높다.
특히 그동안 개별종목 투자의 위험을 회피하고 지수 움직임 만큼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했던 투자자들은 큰 돈을 필요로 하는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으나 ETF시장이 개설되면 적은 자금으로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펀드와 달리 현금화가 쉽고 가격 괴리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일반 펀드의 경우 설정, 해지 절차의 과정을 거쳐야 해 자신이 결정한 가격에 사고 팔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ETF는 현재 시장가격으로 매수ㆍ매도하면 돼 투자의사 결정과 실제 투자 가격간에 차이가 거의 없다.
게다가 ETF의 순자산가치 및 지수가 실시간으로 공시되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판단할 수 있으며 환매시 현금대신 보유주식으로 상환해 환매에 따른 시장충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선물과 비교해도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만기가 없어 롤오버(Roll-over)의 필요성이 없고 손절매의 위험도 없다. 거래단위가 10만원 정도로 낮게 형성될 것으로 보여 소액투자자들에게 적합할 것으로 분석된다.
◇도입효과와 전망
ETF는 미국에서 93년 처음 시작된 이후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금융상품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설정규모가 960억 달러이고 전체 인덱스 뮤추얼펀드 중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26%나 된다. 인덱스펀드가 점차 ETF로 바뀌는 추세다.
유럽시장도 올 1ㆍ4분기 ETF 하루 평균 거래량이 작년 4ㆍ4분기보다 55% 증가하는 등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KOSPI200지수 ETF를 시작으로 다양한 지수에 대한 ETF가 상장될 예정이어서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ETF는 단순히 하나의 주식이 상장된 이상의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투자전략이 등장하고 인덱스펀드의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얘기다. 또 일반투자자에게도 다양한 섹터투자에 대한 자산배분이라는 선진투자방법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기관투자가에게는 단순히 하나의 매매 대상이 아니라 여러 가지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ETF는 바스켓 매매를 원활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익거래 등의 전략에는 바스켓 매매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70~80종목으로 바스켓을 구성해 매매해야 하나 ETF를 활용할 경우 ETF 한 종목으로 동일효과가 가능하다. 또 펀드의 유동성 및 편입비의 조절도 쉬워진다.
◇개인들 투자전략
투자자들은 일반 주식처럼 거래하면 된다. 증권사에 주식매매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서 매매하면 된다. 매매 방법도 직접 증권사 창구에서 주문을 내거나 전화 또는 HTS로 거래가 가능하다.
ETF는 10개 종목 이상의 주식을 묶어 KOSPI200 이나 KOSPI50 같은 특정 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수묶음 1주당 가격은 1만원이고 매매 최소단위가 10주이기 때문에 10만원 이상이면 언제든 투자가 가능해진 셈이다.
ETF 가격은 시장에서 매수와 매도간의 호가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 가격은 실제 펀드의 순자산가치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매 분기별로 배당도 이뤄진다.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매매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주식보다 유리한 점은 거래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펀드 투자시 부과되는 선취보수나 환매수수료도 없다.
일반 투자자들도 지정 판매사를 통해서 설정 및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설정 및 해지는 일정한 규모 이상의 현물 주식으로 해야 하므로 일반투자자들이 설정ㆍ해지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냥 시장을 통해 매매를 하는 게 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삼성투신운용 컨소시엄과 LG투신운용 컨소시엄이 KOSPI200 지수를 이용한 상장지수펀드를 준비중이며 한국투신운용과 제일투신운용은 KOSPI50 상장지수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홍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