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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금융 강자 불구 재형저축 판매 부진<br>정도영업 때문이라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 분석


신한은행의 행보가 이상하다. 금융권의 최대 화두인 재형저축 시장에서의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영업력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특히 소매금융에서 어떤 은행보다 강점을 보이고 있는 신한은행이 정작 재형저축 시장에서 초라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실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시중은행 중 재형저축 상품을 가장 판매한 곳은 우리은행으로 판매계좌 수가 13만1,672곳에 달했다. 이 기간에 신한은행은 대략 2만9,000좌에 가까운 가입좌 수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재형저축 판매 첫날 외에 실적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국민과 하나은행의 재형저축 유치 실적도 신한은행을 웃돈다.


재형저축 판매 첫 주 상황을 보면 신한은행을 제외한 우리ㆍ기업ㆍ국민ㆍ하나ㆍ농협은행을 중심으로 5강 체제가 구축됐다. 신한은행 입장으로서는 '굴욕 아닌 굴욕'이다.

신한은행은 저조한 실적 원인에 대해 표면상 '정도 영업'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별 점포 수를 고려해 재형저축 판매실적을 따져본다면 사전영업을 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신한은 사전영업이나 영업점에 무리한 할당량 부과 등 변칙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며 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형저축 판매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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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신한은행은 지난달 다른 은행들보다 먼저 사전 영업에 나섰다가 금감원이 과당경쟁을 하지 말라고 제지하면서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금리 구조상 손실의 위험이 다른 상품보다 크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들은 재형저축에 대해 우대금리를 포함, 4.6%까지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신한의 경우 4.5%인데 이는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과 비슷하다. 50%에 이르는 예상 해지율 등을 감안할 때 은행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신한이기 때문에 이 같은 위험성도 차단하려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설득력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모든 금융상품이 위험성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기업금융 등의 영업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신한의 영업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기업대출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신한은행의 적지 않은 고객들이 우리 등 다른 은행으로 빠져나간다는 얘기가 없지 않았다.

이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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