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예상했던 대로 외환시장에 북한 리스크는 없었다. 혹여 태풍의 눈이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었지만 결국 변변한 바람 한 점 일으키지 못한 채 북한 로켓 발사 악재는 소멸됐다. 외환시장에서는 당분간 북풍보다는 주가 움직임이 관건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가 추가 랠리를 펼치면 1,200원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들은 외환시장 개장부터 전일 북한 로켓 발사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미 재료가 지난주 예고된데다 마침 국내외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오히려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차원으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 팀장은 “이번 북풍에 대해 시장은 하루종일 무덤덤했다”며 “사실상 지난 2003년 이후 북한 리스크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6년 10월 급작스럽게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도 이틀간 환율이 출렁거렸을 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앞으로도 북한 리스크는 악재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환율의 향배는 주가에 달렸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날 북풍에 눈감은 환율이 31원 급락하며 1,200원 진입을 눈앞에 둔 점 역시 국내외 주가상승 덕분이다. 외국인의 거침없는 주식 순매수 행진에다 자산운용사의 글로벌증시 상승에 따른 환헤지 달러 매도가 환율하락을 이끌었다. 고유선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앞으로 환율 관건은 주가 동향”이라며 “증시가 좀더 강세를 보인다면 환율은 1,200대로 미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팀장은 주가가 1,400선까지 간다면 환율은 지난해 말 수준인 1,200원 중반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