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4ㆍ27 재보선 후보난을 겪으면서 손학규 대표의 분당을 재선거 출마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손 대표 출마론은 일종의 '구원투수론'으로 당내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서 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들은 한때 의원총회 등에서 공개적으로 손 대표의 출마를 주장하는 방안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ㆍ3 전당대회 당시 손 대표 캠프의 좌장 역할을 했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도 손 대표의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4ㆍ27 재보선이 총선, 대선 가도의 전초전 성격으로 부상하면서 손 대표가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분당을은 김경욱 현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을 뿐 뚜렷하게 거명되는 후보군이 없다. 김한길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새로운 후보군이 거론되는 수준이다. 한나라당에서 강재섭 전 의원이 나서고 정운찬 전 총리의 출마설이 돌면서 오히려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손 대표 측은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부인하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분당을 재선거에 대해 "염두에 둔 사람은 아직 없으나 좋은 사람이 나오지 않겠는가"라며 출마에 부정적 의견을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4ㆍ27 재보선을 진두 지휘해야 할 입장에서 분당을에 출마할 경우 활동 폭이 좁아져 분당을은 물론 재보선의 전체 승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당의 조타수인 대표를 일선에 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은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를 맡았을 당시 서울 종로에 출마했으나 지역구나 전체 선거에나 모두 집중하지 못해 패한 경험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종로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만약 지역구까지 옮겨서도 선거에서 패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편 잇따른 후보 영입 실패로 민주당은 재보선 전략을 다시 짜야 할 판이다. 순천과 김해을을 먼저 정리한 후 분당을과 강원도지사 후보를 결정한다는 당초 전략은 이미 차질이 생겼다. 당의 한 관계자는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할 판"이라며 어려움에 빠진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