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투신증권 매각 협상 '삐걱'

24일 AIG컨소시엄이 전날 결정된 현대증권 우선주발행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현대 금융3사 처리문제가 MOU체결 하루만에 깊은 수렁에 빠졌다.MOU체결이 이뤄졌던 23일에도 이 문제와 관련 AIG측의 불만이 있다는 외신보도들이 잇따랐으나 정부는 이미 MOU체결이 이뤄졌던 만큼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공식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AIG의 자료가 배포되자 부랴부랴 사태진위파악에 나서는 한편 MOU까지 체결된 마당에 AIG의 이같은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날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가격을 의결했던 현대증권은 규정과 정상적인 절차에의해 할인발행가가 결정된 것이라는 공식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이들 3자가 내놓은 공식적인 반응만 보면 도대체 이번 협상이 어디서 꼬인 것인지 종잡을 수 없다. 특히 협상진행과정은 함구하는 것이 국제 관행이라며 협상 당사자들이 구체적사안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추측만 무성할 뿐 실제로 어떤 부분에서 누가 잘못한것인지 가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시장주변에서는 2조원 이상 투입된 금융기관 매각 협상에서 당사자들이 이처럼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AIG측은 이날 공식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금감위와 체결한 양해각서하에서 현대증권에 대한 투자는 현대증권과 AIG가 모두 만족하는 계약체결을 조건으로 이뤄지게돼있다"며 "그러나 주당 8천940원의 가격으로 우선주 발행을 의결한 현대증권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AIG는 "이는 현대투자신탁증권과 현대투자신탁운용에 대해 AIG가 제안한 투자실현을 방해할 것"이라며 "거래조건들이 신속하게 조정되지 않는 한 협상이 완결되기힘들 것"이라고 강조, 협상자체가 무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금감위 관계자는 "AIG의 입장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유가증권 발행규정 등에 우선주를 제3자에게 매각할 경우 기준가에서 10%이상 할인할 수 없도록돼 있고 AIG측에도 이를 여러차례 설명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위 다른 관계자는 "외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런 사실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AIG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정부에 이 부분을 제기한 바 없다"며 " 이는 MOU해당사항도 아니기 때문에 공식 코멘트할 사안도 아니다"고 밝혔다. 시장주변에서도 이처럼 중요한 협상을 하면서 AIG가 10%이상 할인발행이 불가능한 유가증권 발행규정을 모를리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증권 발행 및 공시에 관한규정에 따르면 신주발행가는 이사회 전일 및 1주일 평균가격, 1개월평균가격 등 3가지를 산술평균한 가격과 이사회 전일종가 가운데낮은 가격으로 하도록 돼있으며 만약 제3자 할인배정을 할 경우 10%까지 할인할 수있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AIG가 이같은 부분을 모두 감안,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고도의 협상전략을 펴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보도자료에서 스스로 밝혔듯이 `미국에 기반을 둔 국제적으로 보험과 금융서비스를 선도하는 회사'인 AIG측이 단순히 향후 협상만을 위해 이처럼 공식적인자료를 낸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AIG는 MOU가 체결된 이후까지도 현대증권 지분의 할인발행가가 자신들이원했던 가격인 7천원선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정부나 현대증권이 이 부분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AIG에 주지 않았다는말이 되지만 이 정도 규모의 협상을 위해서는 각종 규정 등을 모두 고려했을 것인만큼 `몰랐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아무튼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이 부분을 포함, 실제로 풀어가야할 난제들이 많아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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