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이어 기아차 역시 루블화 폭락과 원화강세라는 '환율 불안'의 암초 탓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는 러시아 판매가 인상과 수출 물량 이전 등의 전략으로 실적회복을 꾀하는 한편 배당금도 주당 1,000원으로 43% 인상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판매량 304만1,048대, 매출액 47조970억원, 영업이익 2조5,72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판매량이 300만대를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하지만 기아차의 경우 해외 생산 비중이 현대차보다 낮은 탓에 매출액은 원화 강세로 평균 환율이 1,095원에서 1,054원으로 떨어지면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감소 폭은 더 컸다. 지난 2013년보다 6,046억원(19.0%)이나 줄면서 2010년(2조4,900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전년의 6.7%에서 5.5%로 낮아졌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원화 강세로 인한 매출액 감소에다 러시아 루블화도 35%가량 가치가 하락하면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해도 러시아의 경제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현지 판매가 인상과 타지역으로의 물량 전환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기아차의 현지 물량은 약 19만대였다. 이 중 10만대는 현지에서, 9만대는 국내와 슬로바키아에서 조달된 물량이다.
기아차는 또 배당금 확대 계획도 밝혔다. 한 본부장은 "2014년 배당은 주당 1,000원으로 확정했다"며 "배당성향 역시 7.4%에서 13.5%로 크게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환율 악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공장이 현대모비스로부터 물량을 받아 해외로 수출하면 달러나 현지 통화를 받는 현대·기아차와 달리 현대모비스는 국내 공장에서 원화로 대금을 지급 받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영업이익(3조706억원)과 매출액(36조1,850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5.0%, 5.8% 증가했다. 현대위아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5,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