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하이브리드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로 27개월의 연구 기간과 총 1,8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만든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거세진 친환경차 바람과 강화된 연비,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쏘나타 브랜드 등으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끌어온 차량이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인천 그랜드 하얏트호텔까지 왕복 약 90㎞를 주행해봤다.
리터 당 연비는 21.0㎞. 고속도로와 도심이 적당히 섞인 거리를 주행한 연비였다. 이날 시승한 17인치 휠 모델의 복합연비는 리터 당 17.7㎞였지만 실제 주행 연비는 이것보다 조금 높았다. 연비가 얼마나 잘 나오는지 보기 위해 조심스럽게 주행하기는 했지만,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 실장이 시승행사를 앞두고 "연비를 높이기 위해 엔진부터 변속기, 배터리까지 모두 성능을 개선했다"고 강조한 말이 실감 났다.
특히 만족스러운 것은 도심주행이었다. 강화된 모터 출력으로 저속에서는 모터만으로도 충분히 주행이 가능해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에서 특히 효과적일 듯 했다. 가속 시 전기차 주행모드(EV)의 커버 범위도 더 넓어졌다. 시속 60㎞ 이상의 고속주행이나 급가속, 오르막을 오를 경우만 아니라면 기름 떨어질 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새로 탑재된 '관성주행 보조 기능'도 연비 주행을 도왔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차가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 서행해야 하는 구간이 나올 경우 계기판에 '관성주행' 알람을 띄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것을 권했다.
고속주행 시 느낌도 하이브리드차로는 수준급이었다. 정숙성과 고속에서의 코너링은 동급의 수입 하이브리드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현대차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누우 2.0 직분사(GDI)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은 최고출력 156마력과 19.3㎏·m에 이르는 최대토크로 전 모델보다 확실히 개선된 주행감을 느끼게 했다. 다만 하이브리드 차량인 만큼 저속에서의 순간적인 가속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다. 성미 급한 운전자라면 하이브리드 차량의 기술 발전을 조금 더 기다려야 할 듯 싶다.
운전모드는 에코와 노멀에 더해 국내 중형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처음으로 스포츠모드가 장착됐다. 하이브리드차지만 운전자의 주행 재미를 더해주려는 배려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트렁크 용량도 커졌다. 트렁크 안쪽 부분에 탑재되던 배터리를 트렁크 밑부분으로 옮겨 기존 모델에 비해 넓은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고, 무게 역시 뒷쪽으로 쏠려 주행 시 균형감 있게 달릴 수 있게 했다. 16인치 휠 모델은 연비가 리터 당 18.2㎞로 시승한 모델보다 조금 더 높다. 가격은 2,870만~3,2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