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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깬다깨 커플'과 '우아한 짐승의 세계'는 요즘 네이버 웹 소설에서 인기를 끄는 작품들 중 하나다. 수소문 끝에 인터뷰 허락을 받았으나 사진 없이 필명으로 나간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유는 평범한 가정 주부라서, 또는 남 한테 알리는 것이 아직 부끄럽다는 이유 때문이다.
'깬다깨 커플'의 작가 '루치아(필명)'는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였다. 그는 "스스로 '힐링'하고자 글을 썼는데 되레 독자들 덕분에 힐링이 돼 많이 고마웠다"고 눈물의 의미를 밝혔다. 루치아는 "작가로 데뷔한 지 1년도 안 돼 부끄럽다"며 "실명은 후에 밝히겠다"며 독자들에게 미안해 했다.
루치아는 네이버 웹 소설 플랫폼의 최고 인기 작가 중 한 명. 하지만 8개월 전까지 아이 둘 딸린 가정주부였다. 그는 "글 쓰기 전엔 애들 학교 보내고 성당 가는 일상뿐이었다"며 "실은 몇 개월 전까지 소설도 독수리타법으로 썼다"고 말했다.
그는 글쓰기가 적성에 맞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웹 소설 플랫폼을 만나고 나서다. "많이 쓸 땐 3시간 이상도 안자고 글쓰기에 몰두한다"며 글쓰기가 삶의 힘이 됐음을 말했다.
꿈을 찾은 사람은 또 다른 작가 '임혜(필명)'도 마찬가지. 판타지로맨스 '우아한 짐승의 세계'는 네이버 웹 소설 최상위권에 있다. 임혜는 "작가가 꿈도 아니었고 소설 쓰기 교육도 받은 적이 없다"고 실토했다. 주부작가 루치아와 같은 이력이다.
임혜는 '공대' 출신 여성작가다. 그는 "프로그래밍도 할 줄 안다"며 "전직은 학원 원장으로, 올해 2월까지 운영했다"고 색다른 이력을 내보였다. 그는 "작년은 개인적으로 힘든 날이었다"며 "그러다 웹 소설 공모전을 보고 우연치 않게 글을 내 당선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글을 쓰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며 "이제야 비로소 꿈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보상도 제법이다. 웬만한 회사원 월급 보다 더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네이버 웹 소설 내 아마추어 작가 등용문인 '챌린지리그'에는 17만여 작품이 있다. 여기서 상위 100위 안에 들어야 정식 연재 할 수 있다. 두 작가는 그 중에서도 '탑 10' 안에 드는 인기 작가다. 그들은 작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웹 소설 플랫폼 덕분이라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