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여상 "취업·대학진학 두토끼 잡는다"

3학년생 70% 취업 확정 '탄탄한 실무교육 결실'<br>개교 83년만에 서울대 합격생도 나와 "기쁨 두배"

한상국 서울여상 교장(뒷줄 왼쪽 두번째)과 이 학교 개교 이후 서울대 첫 합격자인 김아라(〃〃첫번째)양 등 학생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 청룡동 서울여상 입구에 펼침막이 내걸려 있었다. 이 학교 3학년 김아라 학생이 대입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경영학부에 합격한 사실을 알리는 내용이다. 올해 개교 83주년을 맞은 서울여상이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4월쯤이면 '취업률 3년 연속 1위'라는 펼침막으로 바뀔 것이다. 경제위기 여파로 여전히 취업난이 극심한 가운데 서울여상 3학년 학생들의 취업은 순조롭기 때문이다. 올 2월 서울여상 졸업생의 60.1%가 취업했다. 국내 전문계고 가운데 1위다. 취업반 144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취업해 취업희망자 대비 취업률이 99.3%에 달했다. 올 3학년 취업 희망자 154명 중 115명(73%)이 이미 직장을 구했다. 지난해 이맘때 67%가 취업했던 것보다 속도가 더 빨라졌다. 평균 연봉도 2,064만원에서 2,112만원으로 50만원 가량 올랐다. 삼성증권 10명, 굿모닝신한ㆍ미래에셋증권 각 5명, 한미약품 4명 등 115명 중 대기업 취업자가 절반 가량이다. 이충우 특성화담당 부장교사는 "내년 1월이면 100% 취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서울여상 졸업생들을 선호하는 것은 탄탄한 실무교육을 통해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입사할 예정인 조효분 학생은 "학교에서 국제무역사 등 전문자격증 취득 기회를 주고, 졸업생 CEO들을 초청해 동기부여를 많이 해준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여상 학생들은 올해에만 증권투자상담사 16명, 국제무역사 18명, MOS 마스터 12명 등 52명이 고급 자격증을 땄다. 서울여상 신입생들이 처음부터 취업을 생각하고 입학하는 것은 아니다. 현 3학년의 경우 2007년 입학 당시 21명이 취업을 원했고, 141명은 진학 희망자(95명은 미결정)였다. 그러나 올해 취업 170명, 진학 76명으로 뒤바뀌었다. 학교의 꼼꼼한 진로지도와 특성화 교육을 받으면서 생각이 달라진 것이다. 다른 전문계고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졸업생의 30% 가량은 대학에 진학한다. 지난해 대학 진학 희망자 94명 중 81명이 합격했다. 고려대 2명, 연세대 1명, 성균관대 10명 등 상위권 대학에도 많이 보냈다. 최근 끝난 수시모집에서는 서울대, 숙명여대, 춘천교대에 각 1명씩 합격했다. 서울여상은 1학년 때는 학과 구분 없이 공통교육과정을 운영하고, 2학년 때 국제통상ㆍ금융정보ㆍ인터넷비즈니스과로 나누는데, 인터넷비즈니스과가 진학반 역할을 한다. 인터넷비즈니스과는 국ㆍ영ㆍ수 등 입시 위주로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서울대 진학이 확정된 김아라 학생은 "인문계고에 비해 국영수 과목시간이 부족하지 않다"고 했고, 정시모집에서 연세대 어문계열에 지원할 계획인 심정화 학생은 "수준별 이동학습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해에만 79개 기관 2,300여명이 벤치마킹을 다녀갈 정도로 전문계고교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지만 서울여상도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지원자 감소, 신입생 평균 성적 하락 등 여느 전문계고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04년 국제통상ㆍ금융정보 특성화고로 지정돼 취업과 대학 진학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하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2006년 상위 27%이던 신입생들의 중학교 내신 성적이 내년 신입생의 경우 16% 이내다. 한상국 교장은 "졸업생들의 결과를 보고 우수한 학생이 입학하고, 입학 성적이 좋으니 성과도 나아지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라면서 "전문계고의 설립목적과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좋은 학생을 더 우수하게 만드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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