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스쿨 제도 도입되면 비법대 출신이 더 우대"

우창록 율촌 대표변호사


“로스쿨, 비법대 출신이 더 유리하다.” 국내 대형 법무법인(로펌)인 율촌의 우창록(54) 대표변호사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면 기존 법학 전공자들보다는 다른 전공 출신자들이 더 환영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 대표는 31일 서울대 법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특강을 갖고 “사법연수원에서 배운 지식만 갖고 잘난 척하고 밥 벌어먹던 시대는 끝났다”며 “개인적으로는 법대 학부 출신 로스쿨 졸업자보다 타 학부 출신 로스쿨 졸업자를 더 선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법학 전공자들은 학부 시절부터 법률서만 파고드는 반면 다른 전공자들은 보다 세상 물정과 이치에 밝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이어 “로스쿨 제도를 잘못 운영하면 피해자만 양산하고 신통치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향후 5~10년 사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길 것 같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은 로스쿨 도입에 기대와 불안감을 그대로 표출했다. ‘서울대 법대-사법고시 합격’이면 인생 승부가 끝난다는 공식이 ‘로스쿨 시대’를 맞아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질문과 답변 시간이 주어지자 우 대표에게 “로스쿨이 도입되면 법학 전공자들은 어떻게 경쟁력을 갖춰야 하느냐” “앞으로 변호사들이 소송 이외에도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거냐” 등의 근심스러운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우 대표는 “변호사는 앞으로 기본적인 소양에 불과하며 금융ㆍ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이 흥미를 발굴해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법 공부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사회현상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요즘 젊은 변호사들에게 무슨 일을 맡고 싶냐고 물어보면 국제금융 분야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국제계약에 대해서만 알고 있을 뿐 국제금융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변호사 자격을 땄다고 공부를 손에서 놓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오히려 전문성을 키워 열려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애정어린 충고도 곁들였다. 우 대표는 법무법인 율촌의 대표변호사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6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판사ㆍ검사 임용을 거부하고 변호사를 택한 ‘1호 변호사’였으며 현재는 조세 분야에서 강한 변호사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976년 법률신문에 사법고시 합격생을 300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싣기도 했다. 당시 사법고시 합격생은 60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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