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부터 유통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거세게 불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쟁에서 밀린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매물'로나오는가 하면 대형 유통업체들은 불황 탈출의 돌파구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뛰어들거나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할인점 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19일 부산.경남지역 유통업체인 아람마트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아람마트 인수를 통해 부산.경남지역 상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한편 슈퍼마켓 사업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번에 인수한 아람마트의 12개 점포 가운데 9개는 대형 슈퍼마켓체인인 `수퍼익스프레스'로 운영된다.
홈플러스는 특히 이번 아람마트 인수를 장기적으로 업계 선두 도약의 발판으로삼겠다는 전략이어서 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와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2008년까지 할인점 83개, `수퍼익스프레스' 160여개의 점포망을 구축해 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은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상품권 제휴, 까르푸 신규 점포 출점시 50 대 50 지분 투자, 현대백화점의 까르푸 서울 점포 위탁운영 등의 공조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까르푸에서 제휴 제의가 왔다"며 "실무자 수준의 검토 단계일 뿐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제휴 추진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현대백화점과 국내 시장에서 고전중인 까르푸의 이해 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휴가 성사될 경우 유통업계 판도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오는 것은 물론 할인점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뉴코아를 인수한 이랜드는 유통업체 세이브존아이앤씨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는 계열사인 이천일아울렛을 통해 아웃렛 매장을 운영하는 세이브존아이앤씨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밖에 롯데백화점이 G백화점을 인수한다는 설이 나도는가 하면 우리홈쇼핑을놓고 롯데와 신세계가 뛰고 있다는 소문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리홈쇼핑은 최근 대주주간 지분 경쟁으로 지분구조가 단순해져 매각을 추진할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불경기로 점포 차별화에 실패하거나 중장기 전략이 없는 업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통업체간 인수합병 바람이 더욱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