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경 금융전략포럼] "성장과 물가 연결고리 약해졌다"

■ 李총재가 진단한 물가

인플레 결정구조 메커니즘 달라져… 필립스곡선도 평탄화

"구조적인 변화 간과" 오류 솔직히 시인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의 낮은 물가상승률의 원인으로 성장과 물가의 연결고리가 헐거워졌다는 점을 지목했다. 통상 경제성장률이 올라갈수록 물가도 상승하는데 기업들의 해외생산 확대 등으로 예전만큼 물가가 따라 올라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제7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이론적으로 성장이 확대되면 고용이 확대되고 물가상승을 견인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지만 지금은 성장이 고용으로 직결되는 연결고리가 약화됐다"며 "전통적으로 봤던 성장과 물가 관계도 많이 변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 예로 기업들의 해외생산이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우리 기업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다 보니 고용창출이 예전보다 미진하고 이것이 물가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 결정구조 메커니즘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필립스곡선도 평탄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립스곡선은 실업률이 낮아질수록 물가상승률은 높아진다는 것으로 평탄화된다는 것은 실업률이 낮아져도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관련기사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커진 점도 낮은 물가상승률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해외 물가 수요,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파급력이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그는 물가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한은이) 그런 물가의 구조적인 변화를 간과하지 않았나(생각한다)"라며 오류를 솔직하게 시인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지금의 기록적인 저물가는 공급 측 요인이 컸다"며 "만약 농산물과 석유 가격이 지난해 수준만 유지했어도 물가상승률은 2%대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비현적인 (물가)목표를 버리든가, 수정하라는 요구가 있지만 쉽게 바꾼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다만 물가의 구조적 변화를 좀 더 지켜보고 오는 2016년부터 적용할 물가 목표를 정할 때 우리 경제에 맞는 물가 수준은 얼마인지 모색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