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며 현존하는 최고의 주식투자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이 포스코 지분 4%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최근 증시에서 화제가 됐었다. 중국발 쇼크 이후 변동성으로 인해 투자종목 고르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월가의 고수’가 선택한 종목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것이다. 그 이후 국내 시장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버핏의 다음 투자종목’에 쏠리고 있다. 그렇다면 버핏뿐만아니라 피터 린치, 벤자민 그레이엄 등 이른바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 주식을 산다면 과연 어떤 종목에 투자할까. ◇린치형 ‘LG데이콤’, 그레이엄형 ‘삼성SDI’=15일 삼성증권이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법을 내놓았다. 삼성증권은 ‘월가의 영웅’으로 불리며 기업성장성과 본질가치를 주목한 린치가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는 LG데이콤ㆍ한미약품ㆍ현대미포조선 등을 제시했다. 린치는 지난 77년부터 13년간 피델리티에서 마젤란펀드를 운용하며 2,000만달러의 펀드자산을 140억달러까지 키운 인물. 린치는 시장에 대한 전망보다는 개별기업의 매출액주가비율(PEG)과 매출액 규모 등을 파악하면서 사업구도가 단순하고 경쟁이 적은 종목에 초점을 뒀다. 반면 금리나 시장심리, 펀드자금 유출입 등 수많은 변수를 분석하면서 87년 블랙먼데이를 정확히 예측했던 투자자 마틴 즈웨이그가 살 만한 주식으로는 포스코와 하이닉스ㆍ유한양행ㆍ동아제약 등이 꼽혔다. 즈웨이그는 슈퍼컴퓨터까지 활용하며 시장가격과 거래량, 매출액 증가율 등을 따지는 투자전략을 구사한다. ‘가치투자의 창시자’로 꼽히는 그레이엄이 사들일 만한 종목은 주가에 비해 기업의 내재가치가 큰 종목, 재무상태가 건전하고 탁월한 대기업이 거론됐다. 한국에서는 삼성정밀화학과 포리올ㆍ삼성SDI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버핏은 ‘한전ㆍSK’등, 데이비드 드레먼은 ‘KT’ 등 주목=버핏은 “돈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투자의 최대 원칙으로 삼을 정도로 안전투자를 강조했고, 본인이 가장 잘 아는 종목만을 골라 장기적으로 투자한다. 이에 따라 미래 예측가능성이 높고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한국전력ㆍKTㆍSKㆍ신세계ㆍKT&G 등이 버핏형 종목으로 꼽혔다. ‘역발상 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드레먼이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는 KTㆍ인탑스ㆍS&T중공업 등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됐다. 드레먼은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꺼리는 주식 중 일부를 골라 사들이는 것으로 유명했으며 블랙먼데이, 9ㆍ11 테러 등 대형 악재를 투자수익을 올릴 절호의 기회로 삼기도 했다. 종목 선정에서는 중형주와 대형주에 가운데 이익증가추세,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등을 주요 선정기준으로 삼았다. 양대용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투자자들은 저가수수료에 의존한 과도한 거래나 검증되지 않은 테마주 추종매매, 루머성 정보에 의한 매매 습관부터 먼저 버려야 한다”며 “주식투자 대가들의 투자전략과 종목선정 기법을 참고한다면 개인투자자들도 합리적인 투자원칙을 따르며 정석투자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