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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하면서 앞으로 관련 인사들의 소환 일정 및 조사 범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지난 2011~2012년 옛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금품을 건넨 사실을 감안해 이들 선거 과정에서의 금품 로비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문무일 검사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적 의혹이 집중된 이번 사건에 대해 결연한 의지를 갖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도록 진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수사팀은 문 검사장과 부팀장인 구본선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특수3부 소속 검사 6명과 특수1부 소속 검사 1명 등 10명의 검사로 꾸려졌다.
그는 메모에 없는 다른 인물 등을 대상으로도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수사 대상과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있으며 오직 바른길로만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특별수사팀은 이미 확보한 자금추적 내역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경남기업 내 비자금 흐름과 성완종 리스트 속 의혹 사안과의 연관성을 캐는 한편 경남기업 측에 관련 자료를 추가로 요청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별수사팀은 메모와 성 전 회장의 경향신문 인터뷰 내용 등에 담긴 의혹 내용과 관련 공소시효, 적용 법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사 범위와 대상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환 일정과 관련해서는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 전 경남기업 부사장 윤모씨가 1순위로 꼽힌다.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경향신문의 통화에서 2011년 6월쯤 홍 지사의 측근이자 전 경남기업 부사장인 윤모씨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전달자 역할을 맡았다고 알려진 윤씨를 14~15일 중 소환할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소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언론인 출신인 윤씨는 2008년 중앙대 선배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도우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으며 2010년에는 한나라당 대표경선 때 공보특보를 지냈다. 검찰은 윤씨가 홍 지사 관련 금품 로비뿐 아니라 한나라당 선거 관련 뒷사정을 잘 알 만한 인사라고 판단해 그를 우선적으로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윤씨는 자신이 성 전 회장과 홍 지사 사이에서 금품전달자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한 마당에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밝혀 간접 시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내 주변 사람 중 누가 '홍준표'를 팔았는지 모르겠다"며 윤씨의 배달사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