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0년만의 정권교체, 인도를 가다] "모디, 기술력 뛰어난 제조기업에 관심… 한국은 가장 중요한 투자유치국 중 하나"

스리칸트 콘다팔리 자와할랄네루대학 교수


"한국은 나렌드라 모디 차기 총리가 가장 신경 쓸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인도 최고 명문 자와할랄네루대의 스리칸트 콘다팔리(사진) 국제관계학 교수는 16일(현지시간) 뉴델리에 위치한 대학 연구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디 외교가 앞으로 중시할 부분은 '인도에 투자할 국가가 어디냐'라는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도국민당(BJP)이 제1당 지위를 획득하면서 사실상 차기 총리로 확정된 나렌드라 모디는 향후 5년간 '비틀대는 인도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런 맥락에서 모디의 대외관계 역시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콘다팔리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어느 국가가 투자여력이 높은지, 높은 기술력을 가진 제조업 기반의 국가가 어디인지가 모디에게는 중요할 것"이라며 "이렇게 본다면 일본·한국·대만·싱가포르 순으로 모디 외교의 관심 국가를 나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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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다팔리 교수가 모디 외교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또 하나의 국가는 중국이다. '힌두 민족주의자' 모디의 당선이 양국 간 히말라야 국경 지역 분쟁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콘다팔리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민족주의와 모디의 민족주의가 충돌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베트남·중국, 한국·일본 간에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 인도와 중국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대인도 투자는 3억달러 정도에 불과하다"며 "주머니를 열지 않는 중국에 대해 모디가 적극적으로 접근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힌두인의 자존심'을 내건 모디의 정권 장악이 인도와 종교적 갈등을 빚고 있는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콘다팔리 교수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양국 사이에 '핵무기 보유'라는 새로운 구조적 요인이 생기면서 양국 간 충돌을 억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두 나라 모두 협상과 평화적 해결을 선호하고 있어 오히려 양국 사이에서는 심각한 충돌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정치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콘다팔리 교수는 "인도라는 코끼리는 매우 느리다"며 과도한 관료주의로 인한 복잡한 의사 결정 과정을 꼽았다. 그는 "인도의 관료주의가 정치인의 의사결정보다, 총리의 의지보다 더 무겁다"며 "모디가 이 시스템을 바꿀지, 아니면 관료주의가 그를 끌어내릴지 지켜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콘다팔리 교수는 "자기 동기부여 성향이 매우 강한 모디는 일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집착한다"며 "5년 후 재집권을 위해서라도 관료주의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친시장·친기업 성향의 모디 집권으로 인도 내에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소외가 한층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콘다팔리 교수도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진국과 비교해 인도의 문맹률, 건강·의료, 기대수명, 영아 사망률 등은 최악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모디는 경제성장 외에도 사회적 카스트 문화 척결과 부의 재분배 등 정의실현이라는 측면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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