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분담금 규모 본격협상 시작될듯

LG그룹, 카드 출자전환 수정안 제시<BR>내달 10일께까지 대타협 위한 줄다리기 예상

‘협상의 시작이냐, 아니면 청산이냐.’ LG그룹이 29일 제시한 LG카드 출자전환 분담규모 수정안을 둘러싸고 금융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협상의 시작이라고 평가하는 금융계 관계자들은 LG측이 처음으로 분담규모에 대해 공식적인 분담안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반면 청산 가능성을 관측하는 사람들은 LG측에서 채권단 요구안과 너무 격차가 나는 분담안을 제시한데다 이를 채권단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로서는 두 가지 모두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큰 LG카드 청산이라는 최악의 수순을 선택하기 어려운 것을 감안해 전자에 무게를 두는 관계자들이 많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출자전환 규모를 놓고 밀고 당기는 협상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다. ◇‘본격적인 협상 시작됐다’는 관측 많아=채권단은 그동안 LG그룹에 대해 8,750억원에서 7,700억원, 다시 6,750억원으로 낮추면서 출자전환에 참여할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LG그룹은 출자전환 금액을 분담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들어 수용을 거부해왔다. LG측의 이런 반응에 대해 채권단이 못마땅해 한 것은 LG그룹이 아무런 대안 없이 ‘수용불가’ 입장만 밝혀온 점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LG그룹의 속생각을 알 수 없었다는 점이 가장 문제였다”며 “그 동안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공식적으로 자신들의 안을 제안해 협상의 길은 열렸다”고 말했다. LG그룹측도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협상이 마무리돼 LG카드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채권단이 합리적인 기준을 함께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주장이 여전히 맞서고 있지만 그 동안 벌여왔던 신경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출자전환 금액 분담을 둘러싸고 밀고 당기는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확약사항 쟁점 떠올라=LG그룹은 2가지 안을 제시하면서 2안을 선택할 경우에 대비해 선행조건을 달았다. 우선 LG투자증권 매각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부족했던 2,717억원을 채권단이 출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LG그룹은 기업어음(CP) 5,000억원을 후순위 전환사채로 전환하기로 한 만큼 이를 이행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 출자전환 금액을 나누자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LG그룹으로부터 LG투자증권의 매각대금을 3,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이를 지원받기로 한 만큼 부족분 2,717억원은 LG그룹이 부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CP 5,000억원 역시 LG카드 사태의 도덕적인 책임을 지고 출자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양측의 인식차이를 얼마나 좁히는가가 앞으로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양측은 피 말리는 협상을 통해 청산으로 가지 않는 대타협을 시도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LG카드가 유동성에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만큼 내년 1월18~19일 청약일을 감안할 때 1월10일 정도까지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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