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대형 백화점들이 출점, 지방 백화점 M&A 등을 통해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지방업체들의 생존이 갈수록 위협받고 있다.이미 광주, 부산은 대형백화점들의 점거가 마무리된 상태이며 그나마 지방 백화점들이 명맥을 유지하던 대전, 대구 지역도 최근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전지역의 경우 대전 최대 백화점인 동양백화점이 롯데, 신세계, 갤러리아 등 서울지역 대형백화점의 인수설에 잇달아 휘말리면서 경영이 비틀거리고 있다.
지난 19일 페페, 도니라이크로 유명한 의류업체 ㈜대현이 자금악화로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대현의 유통사업부인 패션백화점 「엔비」도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에앞서 신우그룹 계열사였던 백화점 「세이」도 지난해 12월 신우그룹 3개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확정됨에 따라 ㈜신우와 합병, 워크아웃 상태에 들어가 있다.
또 지난 9월 은행동 중심가에 대형 할인점인 동방마트가 개점한데 이어 내년 3월에는 둔산 지역에 롯데백화점 대전점이 개점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백화점의 영업력이 워낙 막강해 서울지역 백화점들이 난공불락 지역으로 여겨왔던 대구도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동아백화점의 모기업인 화성산업과 대구백화점은 각각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상태에 놓여있어 자본력이 풍부한 롯데, 현대, 신세계등 빅3업체를 중심으로 M&A설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부산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95년 서면 상권에 롯데와 현대가 대규모 매장을 오픈, 본격 진출한 이후 대표적인 향토백화점인 태화백화점이 매출 급감과 무리한 사업확장 등으로 인해 부도를 내고 무너졌다. 이어 미화당,신세화, 세원, 리베라 백화점이 모두 쓰러지는 바람에 부산백화점만이 롯데, 현대와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광주지역은 지난 95년 신세계가 서구 광천동에 6,000여평의 대형매장을 개설한 이후 향토백화점인 화니, 가든 백화점이 줄줄이 부도를 냈다. 98년엔 광주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송원백화점마저 현대의 위탁경영으로 간판을 바꿨다. 여기에 롯데까지 가세하면서 광주지역은 마치 서울의 복사판처럼 되었다.
지방 백화점 관계자는 『외환위기이후 지방 백화점 대부분이 정상영업을 못하고 있다』며 『요즘들어 서울 대형 백화점들이 지방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어 지방 백화점들이 살아남기는 더욱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효영기자HYLEE@SED.CO.KR
대전=박희윤기자H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