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잡으러 갈 수 없다

제6보(77∼100)


이세돌은 언제나 결정적인 수단을 노린다. 작은 이해득실에 연연하지 않고 케이오 펀치를 노린다. 그와 대국하는 기사는 언제나 대마의 사활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제 어디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살수(殺手)가 불쑥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상대의 거대한 대마를 빈번히 잡아보였다. 어느 틈에 흑대마가 거의 갇힌 모습이다. 좌변에서 중원으로 뻗어나온 이 흑대마가 아직 안형이 불확실하다. 흑77은 안형만들기. 흑85로 몰았을 때 이세돌은 잠시 뜸을 들였다. 지금까지 거의 노타임으로 두어온 이세돌이다. 5분을 숙고하고 백86으로 물러섰다. “정수입니다. 잡으러 가는 것은 무리예요.”(최규병9단) 잡으러 간다면 참고도1의 백1이다. 흑2로 따내면 먹여치고(백3은 2의 위) 흑4로 탈출을 시도하면 백5로 건너붙여 차단한다. 이렇게 되면 죽기살기 수상전인데 흑이 8 이하 12로 봉쇄하면 뜻밖의 상황이 발생한다. 수상전에서 도리어 백이 잡히는 것이다. 백90이 놓였을 때 검토실에 유창혁9단이 들어왔다. 그는 최규병9단 옆에 앉아 지금까지의 진행을 확인하더니 백90을 ‘만약 백이 진다면 이 수가 패착’이라고 했다. 참고도2의 백1, 3으로 두어 충분한데 왜 헤프게 다 버리고 두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그의 얘기였다. 과연 하변은 그대로 다 흑의 확정지가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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