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정치ㆍ경제 등 여러 면에서 매우 어려운 한해였다. 참여정부 출범에 즈음해 새기풍을 기대했으나 구호만 컸지 이룬것은 거의 없다. 개혁은 로드맵 작성으로 한해를 지샜고 국책사업은 12월에 와서야 대선공약 포기의 대가로 계속된 것 외에 거의 모두 표류했다. 경제는 미국 등 세계경제 회복세와 저금리 및 재정확대로 불확실하지만 지난해 3ㆍ4분기에 저점을 통과하고 회복세로 진입한것 같다.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3%전후에 그칠 것 같으나, 수출이 20%대로 증가하고 경상수지도 120억달러 흑자달성으로 내수부진을 상쇄해 성장추락을 막은 것 같다. 물가안정도 정책수단 동원에 큰 도움이 됐다.
올해 전망은 거의 모든 예측기관이 낙관적이다. 세계경제는 고속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 외에도 미국ㆍ유럽연합(EU)ㆍ 일본 등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국내 경제도 잠재성장률 수준인 5%전후 성장과 3%대 물가안정이 예상된다. 수출은 계속 10%대로 증가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나 경기회복세에 따라 수입도 증가하므로 경상수지는 60억달러대 흑자로 축소될 것 같다.
그러나 기술혁신ㆍ혁신투자 등은 저조해 성장잠재력 또는 지속 가능한 역동성을 구축하는 데는 많은 전문가와 기관 등도 회의적이다. 이런 정보만을지니고 있는 필자로서도 다른 예측을 하기 어렵다.
또 올해 경제운영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유리한 여건은 세계경제 회복, 수출호조 지속 및 내수의 점진적 회복 예상이다. 불리한 여건, 즉 극복해야할 과제는
▲업투자회복 ▲노사관계 안정 ▲가계부채와 신용불량 완화 ▲청장년실업 극복 등이다. 이를 극복해 투자확대와 고용창출을 위해 정부가 지역특화, 국토 균형발전, 경제특구 개발, 세계선도기업 투자유치, 산업집적 및 활성화, 국내 사모투자펀드 조성 활성화 등을 전략으로 하고 있으나 이는 전략이라기보다는 유호한 정책을 통해 달성된 결과의 모습니다.
그리하여 필자는 올해 경제정책 과제에 대한 통상의 결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잠재성장력 구성요소, 즉 자본재기술조동력 등의 부존과 가동상황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현실 적합성이 높은 새 결제활성화 전략을 개발, 시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개발 초기와는 달리 토지와자본은 물론 고급 경영기술계 인력을 제외하고는 노동력도 더 이상 제약요소가 아니다. 역설적으로 실업자는 많아도 기능인력부족을 호소하는 것은 사실이나, 정책 여하에 따라서는 충분히 전환할 수 있고 해외로부터 수입 가능한 인력이기 때문에 수요충족이 가능하다.
반면에 우리 경제의 부족요소는 전통적 생산함수에서는 논외로 하는 `경제틀과 정책의 부정합성` 및 `수요 선도 경제구조에 조응하는 생산구조 전환능력 저하` 때문에 생긴 경제의지 제약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경유착이 반기업주의를 야기한 것은 심각한 요소다.
사실 거의 동시적으로 교류되는 정보와 수월성 높은 학습기회 등으로 이제 경제활성화와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는 정책 당국자가 아니라도 거의 알고있다. 거기다 투입에 필요한 전통적 생산요소도 충분하다. 문제는 앞에서 살펴본 경제틀과 정책의 정합성, 그리고 시장 구조 전환능력을 어떻게 높여서 역동성 있는 경제의지를 살리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정부가 계층ㆍ지역산업노사간에 증폭되는 갈등에 대응하는 접합성 높은 경제틀 및 정책의 지속성과 위험최소화 확신을 부여함으로써 이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리고 그것은 경제사회틀을 짜고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정부와 정치뤈의 몫이다. 물론 정부와 정치권의의지만 있으면 우리의 역량으로 보아 과제인식, 투철한 현실판단, 적합성 및 실현성 높은 대책 마련은 가능하다. 그래서 필자는 우리 장래에 대해 결코 비관하지 않는다. 올해에도 희망을 걸어본다.
<전철환 충남대 명예교수ㆍ前한국은행 총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