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의 부가서비스 무료 체험 이벤트를 자주 이용하는 이정호(29)씨는 이달 요금 고지서를 받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지난달 일주일동안 진행된 부가서비스 무료 체험 이벤트에 참여했다가 이내 고객센터로 전화해 모든 부가서비스를 해지해달라고 요청했었다. 하지만 요금고지서에는 자신이 무료로 이용했던 부가서비스 명목으로 2,000원의 요금이 청구돼 있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사들이 수시로 진행하는 부가서비스 무료체험행사에 참여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료 가입자로 전환해 불필요한 요금을 물어내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이통사들은 부가서비스 가입 기록을 별도로 관리한다. 따라서 고객센터에 문의하더라도 자신이 사용하는 부가서비스 내역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모든 부가서비스를 해지한다”고 요청해도 삭제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그래서 요금 고지서를 받아본 후에야 해당 유료 부가서비스가 해지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부가서비스 무료체험 이벤트는 주로 온라인 게임사이트 등에서 아이템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일주일동안 특정 부가서비스 무료체험 이벤트에 참여하면 일정액의 게임머니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따라서 게임머니를 얻으려는 청소년들이 이런 무료 체험 이벤트를 많이 이용한다. 문제는 부가서비스 무료체험 이벤트에 참여할 경우 고객센터 등 정상적인 채널로는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자로 전환됐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데 있다. SKT 고객센터의 한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무료체험 이벤트의 경우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고 별도의 사이트에서 따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KTF와 LGT의 상담원도 같은 대답을 했다. 따라서 소비자는 인터넷 고객센터 등을 통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아무리 확인해도 부가 서비스 가입 여부를 알 길이 없다. 결국 사용자가 특정 부가서비스를 지목해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는 한 뒤늦게 사용치도 않은 요금만 지불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