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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양국 입장 첨예 대립 농업·섬유 '태풍의 눈'
입력2006.06.04 17:21:33
수정
2006.06.04 17:21:33
車·의약등도 난항 예상…美상원 부시에 서한 강경 입장 촉구할듯
| 한미 FTA 1차 협상이 5일 워싱턴에서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주말 서울에서는 한미 FTA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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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개항에 비견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본협상이 5일 오후10시(우리 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무역대표부(USTR)에서 막이 오른다. 김종훈 수석대표를 포함해 23개 부처 11개 국책연구기관에서 선발된 협상단 146명이 참석하며 미국에서는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를 비롯, 178명이 나서 치열한 협상을 벌이게 된다.
이번 협상은 앞서 교환한 협정문 초안에서 양국의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양국의 입장차가 확연한 농업과 섬유 부문에서 격전이 예상된다. 양국은 협상에서 지난달 19일 교환한 협정문 초안을 토대로 입장 조율이 가능한 내용은 ‘단일 문안’으로 정리하고 입장차이가 큰 분야는 양측 의견을 함께 적은 ‘통합 협정문’을 작성, 2차 본협상을 위한 기초자료를 도출할 예정이다.
◇농업과 섬유, 1차 협상 ‘태풍의 눈’=협상단은 농업ㆍ섬유ㆍ투자ㆍ서비스 등 17개 분과로 나눠지는데 우리 측은 협정문 초안 챕터(Chapter)를 22개, 미측은 23개로 구성했다. 투자ㆍ서비스ㆍ경쟁 등 챕터가 같은 19개 분야 역시 양측 초안의 주장이 맞서 있지만 가장 홍역을 치를 분야는 챕터 구성이 다를 뿐 아니라 입장이 확연하게 엇갈리는 농업과 섬유 분야다.
미측은 국내 농업시장 개방을 극대화하겠다는 욕심을 드러내고 있고 우리도 미국 섬유시장의 견고한 빗장을 활짝 열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양국 내에 강력한 이해집단이 존재하고 협상 결과에 따라 희비도 분명해 협상단이 기존 주장을 굽히기도 쉽지 않다.
미국 의회와 업계가 시장개방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동차와 의약품 협상 또한 난항이 예상된다. 우리 측이 미국의 반덤핑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조항을 두겠다는 무역구제 분야에서도 양측 협상 대표의 얼굴이 붉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번 협상에서 입장차이를 최대한 좁힐 것”이라며 “절충된 내용은 단일 문안을 만들고 차이가 큰 부문은 양측 입장을 함께 담아 통합 협정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 강경입장 전달=한국과의 FTA 협상을 앞두고 미국 의회 등의 압력도 고조되고 있다. 최근 미 통상전문 매체인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에 따르면 미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26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양국간 FTA가 한국 자동차시장에 대한 가시적이고 의미 있는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 등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양국간 FTA가 미국 노동자와 농민ㆍ제조업계ㆍ서비스업에 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한국 자동차시장 개방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을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더 레빈 의원은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 중 3분의2가 자동차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미국 자동차와 부품의 한국시장 접근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한미 FTA는 미 의회에서 거센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원에 이어 상원도 자동차 문제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서한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하 의원들은 “제조업은 물론 은행ㆍ보험 등 서비스업ㆍ제약ㆍ가공식품ㆍ저작권 등 모든 산업 분야를 망라해 미국 업계가 한국시장에서 직면하는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차별적이고 불투명하고 예측불가하고 과도한 부담을 주는 규제들의 철폐가 최우선 목표 중 하나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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