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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원의 인문학적 의미와 가치 이해할 수 있는 기회 될 것”

김학범 한경대 조경학과 교수 <br>오는 26일부터 남산도서관서 고전 인문학 강좌‘고(古)정원과 문화’열려


“공간과 장소에는 역사적 의미와 기풍이 깃들어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정원에는 우리 선조들이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철학과 사상이 스며들어 있어 인문학적 이해가 없다면 그 가치를 깨닫기 어렵지요. 단순히 건축학적인 측면이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우리 건축과 자연을 바라보고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을숲 등 한국의 정원을 문화재의 반열에 올려놓은 김학범(61ㆍ사진) 한경대 조경학과 교수는 오는 26일부터 남산도서관에서 시작하는 고전인문학 강좌 ‘고(古)정원과 문화(총 5강)’에서 한국 정원에 담긴 문화사적 의미를 풀어나가겠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SK텔레콤과 한국출판인회의가 후원하는 이번 강좌는‘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라는 브랜드를 내 걸고 2014년 2월까지 서울시 주요 시립도서관 21곳에서 19개의 고전 인문학 프로그램을 잇따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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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번 강좌에서 궁궐 정원을 비롯해 사대부의 정원, 그리고 서울과 지방의 정원 등 계층별, 지역별로 우리 정원의 특징과 공간에 담긴 상징과 의미를 풀어내고 이에 대한 문화적 가치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윤선도가 은둔했던 보길도는 단순히 남도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이라는 지리적 의미를 넘어 어부사시사, 귀암, 낙서재 등 조선 최고의 문학작품을 탄생시킨 인문학적 공간이자 세연정(洗然亭) 등 우리나라 3대 정원이 있는 곳”이라며 “단순히 들러 휴식을 취하는 여행지로서의 가치는 물론 공간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알고 간다면 보길도의 정취를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솟대가 있고 장승과 돌탑이 자리한 우리 옛 마을 어귀의 숲은 민족의 정서와 정체성이 담긴 공간”이라며 “그 동안은 수종(樹種)이나 규모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연구해 오던 것에 문화적 가치가 있다는 점을 착안하여 문화경관의 의미를 찾는 데 주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관심과 지속적인 연구로 경남 하동에 위치한 송림 등이 문화재로 지정이 되면서 고정원, 옛길 등에 대한 가치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1997년부터 문화재청 전문위원과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고정원 연구는 문헌연구와 현지답사 그리고 대대로 살아온 지역주민들과의 대담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우리의 숲과 명승지에 대해 세세하게 알고 있는 주민들이 연로하여 관련 전설과 민속 행위 등을 확인하기 어려지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지난 5월 ‘우리 명승기행(김영사 펴냄)’을 출간하고 답사를 통해 독자들과 만나온 그는 “그동안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낮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우리 건축에 대한 지식을 찾아 공부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리 선조들이 어떤 공간 속에서 삶을 누렸고 그 공간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과 공간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면서 이번 강의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교수는 오는 26일부터 남산도서관에서 총 5주간의 강의를 끝내고 내년 1월 17일부터 강동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강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강의 신청은 무료이며 자세한 일정은 서울시교육청 평생 학습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인터뷰=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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