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이 본격적인 경기호황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가격 회복세가 미미한데다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IT업계의설비투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기호조의 양상이 과거에 비해 뚜렷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됐다.
산업은행은 28일 발간한 'IT산업 트렌드 2006' 보고서에서 지난 98년 이후 IT산업의 '재고-출하 순환도'를 분석한 결과 국내 IT경기가 지난 2.4분기에 전환점을 통과해 상승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산은은 특히 지난 3.4분기부터 매출증가와 재고감소의 경기회복 징후가 뚜렷이나타나고 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호황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 인텔 등 주요 IT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 3.4분기부터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경기 낙관론을 뒷받침한다고 산은은 강조했다.
산은은 그러나 IT경기의 주요 지표인 반도체 가격이 지난 5월부터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으나 아직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주요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부진해 경기회복세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산은 조사 결과 국내 IT업계의 내년 설비투자액은 27조원으로 올해보다2.2% 감소하며, 특히 반도체 산업은 올해 10조원에서 내년에는 8조8천억원으로 12%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최근 업계전문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트가 발표한 내년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 감소율인 0.7%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산은 경제연구소 김성현 연구위원은 "경기호황 국면의 정도가 과거에 비해서는다소 미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국내 IT기업의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투자 감소가 경기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내년 IT산업의 주요 이슈로 ▲와이브로(WiBro. 휴대인터넷),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신규통신서비스의 성공여부 ▲플래시메모리 급성장 등 반도체 시장의 구도변화 ▲디지털TV 시장의 호조와 디스플레이시장의 경쟁 격화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