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늘 스위스 제네바에서 일본ㆍ유럽연합(EU) 측과 함께 오랜 제로잉 분쟁을 끝내는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제로잉은 미국만 사용하는 불공정 무역관행으로 상대국가의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으면 덤핑 마진을 매기면서도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높을 경우 마이너스로 계산하지 않고 '0'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미국에 수출하는 국가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인 셈이다.
제로잉 문제는 지난 2003년 EU가 WTO에 미국의 불공정 관행 여부를 검토해줄 것을 요구하며 처음 불거졌다. 이후 WTO는 2006년과 2007년 각각 EU와 일본의 손을 들어줬으나 미국이 이에 승복하지 않아 분쟁이 계속돼왔다.
이번 합의로 USTR는 철강ㆍ화학제품ㆍ식품 등에 적용했던 제로잉 관행을 즉각 중단하기로 했고 EU와 일본도 미국에 대한 제소를 철회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EUㆍ일본과 9년 동안 벌여온 제로잉 분쟁도 타결됐다.
USTR부는 "그동안 미국을 제소한 나라에도 제로잉을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2009년 11월 한국산 스테인리스 철강제품과 다이아몬드 절삭공구 등에 적용되던 미국의 제로잉 관행을 WTO에 제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철강판재류에 대해서도 제소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