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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의 새 식구가 된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오는 2017년까지 매출 5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기존 세탁기ㆍ냉장고 중심의 제품군을 TVㆍ에어컨ㆍ주방기기 등으로 대폭 확대해 세계 10대 종합전자업체로 도약할 방침이다.
이재형(사진) 신임 대우일렉트로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15일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까지 매출 규모를 5조원 이상으로 늘려 2020년 세계 10대 종합전자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의 중장기 경영계획을 밝혔다.
대우일렉은 냉장고ㆍ세탁기ㆍ전자레인지에 국한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3단계에 걸쳐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우선 내년까지 TVㆍ에어컨ㆍ청소기ㆍ전기오븐ㆍ식기세척기 등을 아웃소싱을 통해 조달, 판매할 방침이다. 2단계로 2015년부터 청소로봇ㆍLED조명ㆍ소형가전 등을 출시하고 이후에는 3단계로 가정의료기기, ICT 융복합 스마트가전 등으로 제품군을 늘려 명실상부한 종합전자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조만간 본사 내에 아웃소싱을 전담할 조직을 새로 만들 계획"이라며 "그동안 해외법인들이 아웃소싱을 통해 TV 등을 대우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는 만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울러 대우일렉은 생산성 효율화를 중심으로 내년까지 광주와 멕시코 공장에 총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공장의 생산능력이 30%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내년까지는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2015년부터는 본격적인 대규모 증설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일렉은 당분간 중저가 제품 위주의 '미드 로우(Mid-Low)'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생산원가와 비용 절감을 통해 중저가 제품군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프리미엄과 미드 하이(Mid-High) 시장이 주 타깃인 삼성이나 LG와 직접 경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우일렉은 중장기적으로 해외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 등을 통해 고급 가전 브랜드 시장에도 뛰어들 방침이다.
대우일렉은 사명 변경과 본사 이전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 부회장은 "대우 브랜드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겠지만 동부 브랜드를 함께 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을지로에 위치한 대우일렉 본사를 동부가 보유한 건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우일렉 인수전에 뛰어들 때부터 채권단과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대우일렉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도 바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대우일렉은 지난 14일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대표에 이재형 동부라이텍 겸 동부LED 부회장,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이성 전 대우일렉 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이재국 전 CJ GLS 대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임명됐다. 이 부회장은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로 회사 경영전반을 총괄하고 이 사장은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하게 된다.
한편 동부그룹은 당초 3월 말까지 채권단에 납입하기로 했던 대우일렉 인수대금을 15일 납입함으로써 한 달 이상 앞당겨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날 납입한 인수대금은 총 인수금액 2,726억원 중 2,280억원이다. 이 가운데 1,380억원은 동부그룹이 계열사 등을 통해 자체 조달했으며 900억원은 재무적 투자자인 KTB네트워크와 SBI의 자금이다. 잔금 446억원은 현재 협상 중인 재무적 투자자가 확정되는 대로 3월 말까지 납입할 예정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동부그룹은 대우일렉 지분 50.6%를 확보하고 나머지 지분 49.4%를 재무적 투자자들이 보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