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콩 시위대 - 정부 주내 대화 갖기로

열흘 만에 진정 국면

홍콩 민주화 시위가 열흘 만에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와 시위대 지도부가 이번주 안에 대화에 나서기로 합의하면서 정부청사 앞 에드미럴티 도로 점거도 한풀 꺾였다.

7일 블룸버그와 홍콩 핑구어일보 등에 따르면 시위를 주도하는 홍콩전상학생연회의 레스터 셤 부비서장과 정부 측 라우콩와 정치개혁ㆍ본토사무국 부국장은 전날 저녁 공식 대화를 위한 예비접촉에서 늦어도 오는 12일 전까지 공식 대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셤 부비서장은 이날 시위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속적인 대화와 상호 의견에 대한 존중, 그리고 대화의 성과를 실행해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에 합의했다"며 "곧 다시 만나 대화장소와 의제·시간 등을 논의하고 대화에 참여할 대표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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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측의 대화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가 통과시킨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인 만큼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정부 입장에서는 중앙정부가 확정한 선거안을 수정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 측이 이번 시위사태 확산의 촉매가 됐던 최루탄 사용 등의 책임을 물어 경찰청장 및 고위관료들을 사퇴시키는 방안과 함께 선거안 일부 수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쩡위청 홍콩입법회 회장은 6일 밤 TV토론에서 "전인대가 통과시킨 선거안의 틀 안에서 홍콩 시민들이 비교적 만족할 만한 선거안을 만들 수 있다"며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홍콩 언론들은 이번 대화가 실패할 경우 주말에 다시 시위가 격화할 수 있다며 시위대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도심 도로에서 정부건물 진입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열흘째 홍콩 중심을 점거해온 시위는 이날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몽콕·코즈웨이베이 등 상업지구 내 시위대들이 친중단체인 반시위대 및 지역상인들과 논쟁을 벌였지만 몸싸움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센트럴에서 정부청사 앞을 지나 완차이로 이어지는 도로에서는 일부 바리케이드가 철거되며 차량통행이 재개됐다.

대화 움직임 속에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시위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전날 밤 렁춘잉 행정장관은 TV담화에서 시위해산을 거듭 종용했지만 시위대는 "대화가 성과를 내기 전에 시위대를 강제 정리하면 합의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정부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중고교 학생단체인 학만사조를 이끄는 조슈아 웡은 "시위철수 촉구보다 전인대 측의 선거안 철회를 촉구해야 한다"면서 시위를 계속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도심 시위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 홈페이지를 해킹한 13세 소녀 등 5명을 체포, 이 중 18세와 39세 남성을 제외한 3명을 보석으로 석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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