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8월 5일] 아이폰 유감

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이 애플의 아이폰 도입을 검토하면서 아이폰의 국내 상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이폰은 누구인가. 지난 2007년 홀연히 나타나 글로벌 시장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스마트폰이다. 아이폰은 하드웨어 부문을 노동력이 싼 국가들에 외주를 주면서 제품 가격을 다른 스마트폰의 절반 정도로 대폭 낮추는 대신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손쉽게 제작ㆍ거래하면서 돈을 벌 수 있도록 한 ‘앱스토어’로 대박을 터뜨린 장본인이다. ‘개방성’이라는 신개념을 통해 새로운 휴대폰 시장을 스스로 만들어낸 애플의 성공 신화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애플 아이폰 도입을 위해 ▦100만대 이상의 아이폰 구매 ▦단말기보조금 대당 40만~50만원 지급 등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외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조건이다. 서로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그동안 유지해온 기득권을 포기하는 셈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는 이통사가 힘이 센 ‘갑’이고 휴대폰 제조업체가 ‘을’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국내 이통사들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무선인터넷 수입을 위해 휴대폰 메이커들에 국내에서 와이파이ㆍ내비게이션 등 일부 첨단기능을 탑재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글로벌 전략폰으로 내세운 ‘제트’도 국내에서 무선랜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없어 국내 출시가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 역시 국내 시장에 제품을 내놓으면서 내비게이션 등 일부 기능을 지워야만 했다. 이에 비해 아이폰은 와이파이 등 무선랜ㆍ웹검색 기능들까지 장착하고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특혜에 특혜가 붙는 것이다. 삼성전자ㆍLG전자ㆍ팬택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고위임원들은 한목소리로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서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전체 휴대폰 시장의 1%도 안 되는 것을 감안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가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국내 이통사들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이통사들이 얼마나 애플에 ‘갑’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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