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현대경제연구원의 ‘국내 고정투자 부진의 중장기적 원인과 시사점’을 보면 ‘주글라(Juglar)’ 고정투자 사이클 상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불황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2013~2015년 고정투자 사이클은 연평균 95포인트로 침체의 골이 이전보다 깊을 것으로 보인다. 고정투자 사이클은 100을 기준으로 이를 밑돌면 불황을 의미한다. 1990~1997년에는 연평균 107포인트, 2003년~2008년에는 105포인트에 달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고정투자(설비, 건설, 무형 고정투자) 비중도 지속 하락해 1996년 39.5%에 달했으나 지난해 24.6%로 급락했다.
조규림 현대경제연 선임연구원은 ”2000년대 이후 투자를 견인할 만한 신성장 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석유화학, 철강, 기계 등이 빠르게 성장하며 전체 국내투자를 주도했으나 최근에는 그나마 투자 성장세를 이끌던 정보기술(IT) 부문 마저 정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내외 경제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도 한 원인이다.
조 연구원은 ”투자 부진은 자본 축적 저하로 이어져 결국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뜩이나 저출산, 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데 투자부진이라는 악재까지 겹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개발(R&D) 투자에 세액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신성장 부문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고부가·고기술 중심으로 산업구조 합리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