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일반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리면서 11년만에 전 은행이 모두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 우리, 제일, 외환, 국민, 신한, 한미, 하나 등 8개시중은행과 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경남 등 6개 지방은행 등 14개 일반은행이 작년에 전부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합친 일반은행이 전부 흑자를 달성하기는 1993년 이후처음이다. 당시 일반은행 전체의 흑자 규모는 9천억원대였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외환위기 이후에는 대우그룹 도산 등 굵직굵직한 부실채권 관련 손실이 발생하면서 은행의 경영을어렵게 했다.
지난 2000년 이후 은행의 경영상태가 나아지면서 2001년에는 15개 은행중 14개는 흑자를 달성했으나 전북은행이 적자를 기록했다.
또 2002년에는 조흥은행이 유일하게 적자를 냈으며 2003년에는 조흥, 제일, 외환, 국민 등 4개 은행이 적자를 기록했다.
아직 공식적인 실적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작년에 14개 일반은행의 순이익 합계는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순이익이 가장 많은 은행은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으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신한은행도 8천억원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순이익 규모가 가장 작은 은행은 제주은행으로 63억원이다.
작년에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것은 대규모 충당금을 쌓도록 하는부실채권 발생이 없었던데다 예대마진을 통해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올리고 수수료신설.인상 등으로 비이자부문에서도 많은 이익을 남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의 사상 최대 순이익 달성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즉 지나치게 안전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면서 대규모 손실은 벗어났지만 이로 인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 등은 원활한 자금공급을 받지 못했으며 수익의 80% 가량이 이자에서 나온 것을 고려하면 결국 금융소비자의 호주머니를 가볍게 하면서 은행은 이익규모를 늘렸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