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칼럼] 여행 준비의 즐거움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운가.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은가. 내 안에 감춰진 또 다른 자아를 찾고 싶은가. 살다 보면 우리는 이 같은 질문들을 자주 하게 된다. 물론 그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지 간에 대부분의 대답은 '예스'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들 때마다 우리 머릿속에 가장 많이 연결되는 단어가 바로 '여행'이다. 내리쬐는 햇살에 이따금씩 한 손으로 이마를 가리게 되고 가벼워진 옷차림에도 불구하고 등줄기로 땀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뉴스에서는 곧 장마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전해진다.

그렇다. 벌써 여름이 온 것이다. 더운 날씨에 불쾌지수는 점점 올라가고 몸은 나른해지고 한 해의 절반이 지난 이 시점 모든 것을 접어두고 멀리 떠나고 싶어지는 때다. 아니 마치 정해 놓은 것처럼 떠나기 딱 좋은 날이다. 실제로 1년 중 가장 많은 휴가를 떠나는 때가 바로 여름이다. 이미 휴가 계획을 세워둔 대다수의 여행객들은 휴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며 행복해 할 것이며 반대로 아직 아무것도 정하지 못한 여행객들은 어디로 어떻게 떠날지 고민하며 행복해 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 여행보다 준비과정서 더 행복


각자 개인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여행 목적지도, 같이 갈 일행도, 여행 일정이나 숙소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여행의 목적도 다르다.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만큼은 공통적이다. 즐겁지 않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여행일 수 없다. 올 여름 1년 동안 기다려온 휴가기간에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면 다음 사항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면 당신의 여행이 더욱 즐겁고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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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역사와 예술, 문학과 종교 등 여행하고자 하는 지역에 연관된 것을 미리 공부하자. 여행을 하다가 만나게 되는 문화유산과 유명 관광지는 오랜 역사의 소산이며 문학이나 예술과 관련된 곳들이 많다. 알고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행 인솔자 시절 한가지 일화가 있다.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관광지에 얽힌 이야기다. 바로 프로방스라는 지역인데 물론 바라만 봐도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문학적 의미를 더한다면 더 큰 감동을 얻어 갈 수 있다.

프로방스에 갈 때마다 여행객들에게 알퐁스 도데의 유명 소설 '별'의 줄거리를 들려줬다. 프로방스는 소설가 도데가 나서 자라고 소설 '별'의 배경이 된 곳이다. 목장에서 홀로 양떼를 치는 어느 양치기 소년과 주인집 딸 스테파네트와의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면 프로방스의 드넓은 초원을 바라보는 여행객들의 눈빛은 달라진다. 주인공의 어깨에 기대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던 스테파네트처럼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한다. 사실 프로방스는 오뉴월이 되면 섭씨 40도까지 오르며 시끄러운 매미 소리로 가득하다. 하지만 프로방스를 사랑했던 빈센트 반 고흐ㆍ피카소ㆍ르누아르ㆍ세잔ㆍ마티스 등 수많은 작가들의 예술작품에 대해 설명하면 시끄러운 매미소리도 햇빛이 내리쬐는 무더위도 한순간 날아가버리고 아름다운 풍광만 남는다. 그렇게 얻은 감동은 여행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이 된다. 이것이 바로 여행의 즐거움이다.

이 같은 일화를 통해서 해주고 싶은 말은 바로 지금부터 여행을 시작하라는 것이다. 내가 떠나고자 하는 여행지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들을 축척하고 관광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공부하는 것 자체가 여행의 시작이다. 물론 그곳의 문화와 언어, 국민성, 그리고 여행 기간 동안 예정된 축제나 행사를 미리 체크해본다면 여행의 즐거움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방문지역 문화 역사 꼼꼼한 체크를

급속도로 진행된 세계화와 끝을 모르고 발달하는 현대 문명은 우리 스스로에게 여행을 더욱 부추긴다. 인터넷의 발달로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항공권이나 호텔 예약도 과거보다 훨씬 쉬워져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우스 클릭 몇 번, 손가락 터치 몇 번이면 할 수 있는 여행의 준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 시간ㆍ금전적인 여유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주어진 여행의 기회를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 여행 준비에서부터 즐거움을 느껴보자. 준비된 여행은 여행자에게 몇 배의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고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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