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한국형 토빈세'가 필요한 이유


한국형 토빈세 도입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주로 거시경제학을 다루고 금융시장 안정을 중시하는 연구소들은 한국형 토빈세 도입에 우호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한국금융연구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증권 거래와 업무 연관성을 지닌 싱크탱크들은 비판적인 입장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대표적이다.

금융의 본원적 사명은 '실물 경제'를 돕는 도우미 역할로 볼 수 있다. 하지만 1971년 미국의 금 태환에 기반한 브래턴 우즈 체제가 붕괴한 후 금융은 실물과 '동떨어져'실물경제를 돕기는커녕 방해하고 괴롭히고 지배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이른바 '금융주도'자본주의다.


일찍이 '단기적 금융거래' 행태가 갖는 위험성을 포착했던 제임스 토빈 교수는 1972년 '약간의 세금'으로 금융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핫머니의 위험성을 둔화시킬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 아이디어가 바로 '토빈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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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논의되는 것은 '한국형 토빈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민병두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해 8월 토빈세와 관련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한 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15주년이던 지난해 11월 한국형 토빈세법(외국환거래세법)을 대표 발의했다. 가장 큰 특징은 평시에는 낮은 세율의 세금을 위기시에는 높은 수준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금융시장 불안정과 거시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한다. 불확실성이 과도하게 증대되면 경제주체들은 장기적 혁신투자를 회피하게 된다. 또 단기적 수익 압박을 받게 돼 단가인하, 외주화, 감량 경영, 인력 구조조정의 유인을 갖게 된다. 요컨대 '경제 양극화'의 배후에는 외환ㆍ금융시장의 불안정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 공약에 대해 우호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는 외환ㆍ금융시장의 안정을 전제로 한다.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한국형 토빈세 도입이 중요하고 절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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