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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빌려 탄 후 빌린 장소로 되돌아가 반납해야 하는 번거로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카이스트 재학생 4명으로 구성된 ‘바이써클’이 개발한 ‘정거장 없는 공유 자전거’ 시스템은 이렇게 출발했다. 아산나눔재단에서 실시한 ‘제4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들은 자전거 공유서비스를 기획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쏘카’(벤처기업)나 ‘그린카’(롯데 랜터카 서비스) 등과 같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Car Sharing)에서 힌트를 얻어 자전거를 쉽게 빌려 탈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기존 공유자전거는 정거장이 기준이 돼 자전거를 반납하려면 반드시 정거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성호 바이써클 대표는 “예를 들어 강의를 들으러 가는 곳까지만 자전거를 타고 싶은데, 다시 돌아와서 반납해야 하니까 선뜻 빌리는 게 내키지 않는다”면서 “간단한 잠금장치와 GPS를 활용해 정거장 없는 공유자전거를 실현할 수 있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거장 없는 공유자전거’는 서버에 모든 자전거 위치가 연결돼있다. 사용자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전거가 세워진 위치를 확인하고 서버에 자전거 사용 요청을 하면 된다. 이후 자전거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손쉽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동차 문을 열고 손쉽게 차를 이용할 수 있는 기존 시스템과 유사한 원리다.
바이써클은 2,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정주영 엔젤투자기금’ 투자 대상으로 우선 검토를 받게 된다.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는 전국에 창업문화를 확산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개최됐다. 지난 3월부터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국 445개 팀이 참가해, 서류 심사와 1·2차 발표 심사를 통과한 8개 팀이 9주간 실제로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결선 진출팀들은 MARU180에 입주, 전문 벤처인들의 1대 1 멘토링을 받으며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실행에 옮겼다.
바이써클 이외에도 성인용 웹드라마를 서비스하는 ‘웹드라마박스’가 최우수상, ‘냅키니’와 ‘실버드’ 팀 등이 우수상을 받는 등 8팀이 입상했다. 박영은 아산나눔재단 청년창업팀장은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는 예비 창업가들이 직접 창업하고 실제로 사업을 해볼 수 있는 경험과 배움의 장”이라며, “재단은 대회 이후에도 수상팀들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파트너로서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