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에 비해 외국계 증권사의 1·4분기 실적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보유 채권 부문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증시 활황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 1·4분기 6년 만에 최대 규모의 분기실적을 달성한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 같은 사업이 미미한 탓에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22개 외국계 증권사는 1·4분기 1,04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8,7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증권사의 같은 기간 순이익에 비해 크게 적은 것이다. 또 외국계 증권사(현지법인·지점) 22곳 가운데 6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다이와증권은 4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맥쿼리증권(-36억원), 바클레이즈(-27억원), CIMB(-22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13억원), 도이치증권(-2억원) 등도 실적이 부진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적자를 기록한 곳은 단 2곳에 불과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상대적 부진은 채권부문의 이익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외국계는 대부분 자산운용사가 채권을 운영한다. 또 리테일 부문도 국내사에 비해 저조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류용석 현대증권(003450) 시장전략 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은 개인 거래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 강세가 지속됐으나 외국인이 주로 매수를 하는 대형주는 부진해 외국계 증권사들은 소매 관련 실적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외국인이 연초 많이 들어왔다지만 매도나 매수를 빈번하게 하지 않아 수수료 수익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가운데 크레디트스위스는 가장 많은 2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세금납부로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이 저하됐던 2013년을 제외하고는 항상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외국계 증권사 중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분의 꾸준한 실적, 영업 전반에 걸친 좋은 수익 및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 수익으로 연결됐다"고 전했다. 모간스탠리도 101억8,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모간스탠리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유가증권 시장이 좋아지면서 위탁매매수수료 관련 중계규모가 증가한 것이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