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나로호 발사 중지] "기술적으로 수일내 재발사 가능"

이상땐 카운트 자동 중단… 첫 발사 성공률 27% 그쳐<br>"철저한 원인 분석 이후에 추후 발사일정 조정할 것"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19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발사 직전 가동되는 자동 시퀀스의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발사가 연기됐다. 이에 따라 세계 열번째로 자국 땅에서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올린 ‘우주클럽(Space Club)’에 가입하려던 목표달성은 다시 미뤄졌다.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세계 10대 우주강국의 반열에 오르려는 계획에 다소 차질이 빚어졌지만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발사 후 실패하기보다는 발사 전 문제점을 발견해 원인을 분석한 뒤 재발사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망하기에는 아직 일러=이상목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발사 연기는 발사체 밸브들을 작동시키는 고압탱크의 압력저하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종합적인 원인분석을 위해 한ㆍ러 기술진이 분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1단 로켓을 개발한 러시아 측 연구진은 수일 내 재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더욱 철저한 원인분석 후 추후 발사일정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실장은 “외국에서도 우주발사체의 연기나 중단 사례는 흔한 일”이라며 이날 나로호의 발사는 ‘실패’가 아니라 ‘연기’가 분명히 맞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기술진도 수일 내 재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는 점에서 이르면 조만간 재발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동 카운트 중 이상 생기면 자동 중단=이날 나로호 발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오후1시30분에 발사 시작이 오후5시로 최종 결정됐고 발사를 3시간 앞둔 오후2시부터 1단 로켓에 연료와 산화제가 주입되기 시작됐다. 연료주입이 마무리되고 발사 20분 전인 4시40분 최종 발사 여부가 결정됐다. 발사 15분 전부터 시작되는 자동 카운트다운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하지만 오후4시53분께 카운트다운이 7분56초에서 멈췄다. 발사 자동 시퀀스 중 발사체 밸브들을 작동시키는 고압탱크의 압력저하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발사가 중단됐다. 자동 발사 시퀀스 시스템은 발사 15분 전부터 수동이 아닌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카운트다운이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자동 발사 시퀀스는 프로그램이 전체 시스템을 점검하면서 카운트다운을 하는 것”이라며 “만약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프로그램이 발사 중지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발사 전 압력 등 감지장치의 데이터가 정상적인 수치에서 벗어나게 되면 프로그램이 발사 중단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우주발사체 첫 발사 성공률 27%에 불과=지금까지 우주발사체를 개발해 첫 발사에서 성공한 확률은 27%에 불과하다. 자국의 발사기지에서 자력으로 인공위성 발사에 단번에 성공한 나라는 구소련과 프랑스ㆍ이스라엘 3개국뿐이다. 우주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과 유럽ㆍ일본 등도 1차 발사에는 실패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그만큼 우주로켓 발사가 힘들다는 얘기다.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주개발 기술은 기계공학ㆍ화학공학 등 모든 과학기술의 집합체”라면서 “이 기술의 어느 한 부분만 잘못돼도 처참한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로켓 발사 성공이 쉽지 않은 것은 우주발사체 구조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추진시스템(Propulsion)과 로켓 구조, 항공전자 시스템, 분리 시스템, 전기장비 시스템 등 로켓을 구성하는 많은 부분 중 하나에서만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로켓 발사의 실패는 물론 심각한 물적ㆍ인적 피해까지 불러올 수 있다.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발사 성공을 염원하는 마음은 국민 모두가 같겠지만 우주개발은 실패와 도전의 역사”라면서 “러시아나 미국 같은 우주 선진국들도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고 오늘의 우주강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