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경기가 이달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 내년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D램이 주력인 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도 제한적이나마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반면 반도체 장비ㆍ부품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는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보고, 삼성전자는 이달 중 자사주 매입 완료를 전후해 외국인들의 동향을 관찰한 뒤 매매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 D램 경기 본격 하강 가시화 = 골드만삭스는 2일 “D램 산업이 내년에 8.5% 초과 공급 상태를 보이고 시장규모는 올해 대비 10% 감소할 것”이라며 “내년 1ㆍ4분기와 2ㆍ4분기에 전분기 대비 15% 가량씩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내년 4ㆍ4분기에는 계절적 PC 출하 강세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운영체계 도입 영향으로 수급균형이 개선되면서 D램 가격 하락이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경제연구소도 D램 가격이 조만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진영훈 애널리스트는 “이달 중순부터 가격하락이 예상된다”며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있다”고 분석했다.
◇ 주가전망은 종목별로 차별화될 듯=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전ㆍ통신 등 응용 분야에서 D램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며 “하이닉스ㆍ삼성전자 등 D램 관련 업체의 주가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경우 D램의 사업비중이 절대적이고 최근 12인치 양산이 수율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수급에서는 악재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가전망은 크게 엇갈려 CLSA증권이 “내년 D램 가격이 40%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투자의견 ‘시장수익률 하회’와 목표주가 1만원을, 임홍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가 “D램 사이클이 내년 2ㆍ4분기까지 하락하지만 내년 하이닉스가 정상궤도로 복원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만6,000원을 제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3ㆍ4분기 기준 반도체 비중(LCD 제외)이 전체 매출의 30%(D램은 이중 절반), 영업이익이 70%를 차지한 상황에서 하이닉스보다는 D램 경기 하강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구희진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이 워낙 뛰어나고 자사주 매입도 80% 정도를 완료한 상태라 외국인 동향을 살피며 매수시점을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형훈 애널리스트는 “이오테크닉스ㆍ에스에프에이ㆍ태광ㆍ페이스케이 등 반도체 장비ㆍ부품주들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