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리금융 민영화 속도전… 걸림돌 뭐가 있나

정부가 우리금융그룹 민영화의 속도전을 예고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국은 지방은행의 경우 인적분할을 통해 먼저 분리매각하고 내년 말 우리은행을 파는 것을 끝으로 우리금융을 완전히 시장에 넘길 계획이다. 하지만 선거와 정치권이 변수다. 노동조합 달래기도 어렵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1일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후 금융권에서 제기하는 걸림돌을 알아봤다.


Q. 지방선거 넘을 수 있나.
지역여론 반발…여야 모두 소극적


A. 2014년 6월에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다. 지방은행이 걸려 있는데다 메가뱅크 논란이 더해지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신 위원장은 "(분리매각시) 최고가 입찰 원칙에 따라 매각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역색이 다른 금융지주사에 실제로 넘어갔을 때의 반발을 넘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는 2010년 병행매각 때도 마찬가지였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게다가 야당은 메가뱅크에 대해서는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당장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는데 이번 정부 내에서 민영화하겠다고 나서기는 어렵다"며 "법에 시한을 박아도 안 된 민영화를 정부의 의지만 갖고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Q. 노조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나.
메가뱅크 땐 최대 1만명 구조조정




A. 노조는 또 하나의 벽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아직 정부의 분리매각 방침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민영화 과정에서의 고용안정 등은 충분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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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메가뱅크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합병하면 동일 지역 내 중복점포가 7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1만명 정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있다. 양측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면 민영화는 물론 합병작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Q. 매각시점 발표가 발목을 잡는 것 아닌가.
내년 말로 못박아 졸속 추진 우려


A.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매각시점을 내년 말로 못박은 것이 되레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우리금융의 조속한 민영화는 중요하지만 시간에 쫓길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금융연구소도 3일 "인위적으로 민영화 시한을 설정하거나 명분에 불과한 경영권 프리미엄에 집착해 무리한 매각을 추진하기보다는 우리금융의 기업가치를 높여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년 말까지 민영화를 완료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며 "그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고 중차대한 사정이 없는 한 최대한 이를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Q. 증권을 떼면 은행이 팔릴까.
KB 발빼면 마땅한 인수후보 없어


A. 시장의 관심 중 하나는 바로 우리투자증권이다. 우리투자증권을 분리매각할 경우 우리은행을 쉽게 팔 수 있겠느냐는 논리다. 우리금융 매각작업에 관여했던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방은행은 분리매각해도 증권은 은행 등 본체와 함께 팔아야 매각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우리투자증권을 떼면 은행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당국은 우리투자증권에 관심을 갖는 곳이 많다는 입장이다. KB도 우리투자증권을 별도로 팔 경우 이를 살 의향이 있음을 수차례 밝혀왔다. 일부 대기업과 금융사들도 관심이 있다. 당국 안팎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을 매각이 어려운 계열사와 묶어 파는 방안도 흘러나온다.

다만 이 경우 우리은행만 사갈 곳이 있겠느냐는 게 문제다. 금융권에서는 이 경우에도 KB를 유력한 인수후보로 보고 있지만 메가뱅크의 덫에 빠질 수 있다. 우리은행은 금융사와 산업자본 등이 컨소시엄을 이룬 곳에 매각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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