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 가격이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어 한국 등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7일(현지시간) 지적했다. FAO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최신 ‘식량수급 보고서’에서 주요 생산국의 작황 부진과 석유의 대체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 연료 생산 증가로 최근 밀과 옥수수 값이 지난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3대 곡물 중 다른 하나인 쌀도 수급이 빡빡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FAO는 전세계적으로 유통된 올해 곡물 수입액은 지난해에 비해 2%가량 늘어난 3,7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 등 개발도상국에 의한 수입액은 거의 5% 늘어나 상대적으로 부담이 컸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이는 도입량이 늘어서라기보다 가격이 뛴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 올해 밀 생산은 5억9,200만톤으로 지난해보다 5.3%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호주 등 남반구 지역이 가뭄으로 올 겨울 작황이 좋지 않아 내년 초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쌀은 태풍과 홍수, 질병 및 병충해로 올해 생산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밀ㆍ보리ㆍ현미ㆍ귀리 등도 전세계 생산량이 9억8,100만톤을 기록, 지난해에 비해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곡물시장의 강세가 육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광우병 등 전염병 우려가 점차 가라앉으면서 전세계적인 소비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지만 사료 값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육류 소비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낙농 부문의 경우 전세계 소비 우유의 3분의1가량을 공급해온 호주와 유럽연합 쪽의 부진으로 인해 가격이 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FAO는 그러나 올 겨울 파종과 재배조건이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아 내년에는 수급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