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2월 16일] 노숙자와 한국경제의 공통점

SetSectionName(); [기자의 눈/2월 16일] 노숙자와 한국경제의 공통점 이상훈기자 (경제부) flat@sed.co.kr

15일 서울역 대합실. 설을 쇠고 돌아온 귀경객들로 북적였다. 그런데 북적대는 대합실이 왠지 모르게 허전했다. 서울역을 ‘제 집처럼’ 지키던 노숙자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서울역 직원은 “노숙자들이 쉼터에도 가고 남쪽 지방으로도 간다는데 정확한 거처는 우리도 잘 모른다”며 “명절 지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들 돌아올 것”이라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명절에 대합실에서 쫓겨났을 그들이 어디에선가 추위에 떨며 사투를 벌이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이 같은 서울역 풍경은 요즘의 경제상황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연초에 드러난 각종 지표가 이를 말해준다. 실업률은 치솟고 물가 상승은 가팔라졌다. 무역수지는 적자로 돌아서고 주택경기 건설지표도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국가부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잠시 좋아지는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정부의 확장 재정에 따른 착시 현상에 불과했던 것이다. 연초부터 경기지표가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지만 당국은 천하태평이다. 걱정할 수준이 아닐뿐더러 일시적 현상이어서 곧 좋아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경기가 반짝 살아나자마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먼저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자화자찬하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행태다. 상황이 나빠지자 이번에는 걱정할 게 없다는 정부의 항변을 국민은 납득할까. 보고 싶은 점만 본다고 경제가 실제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좋아지다가 반짝 이상해진 게 아니라 원래 안 좋았는데 지난해 반짝 나아진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켰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공공근로가 사라지면 실업자가 120만명이 되는 상황, 국제 유가가 조금만 요동쳐도 물가가 들썩이는 근본적인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 명절이 지나면 노숙자들은 다시 서울역 대합실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 경제의 해묵은 숙제들 역시 우리 손으로 스스로 풀기 전에는 절대로 사라지거나 해결될 수 없다.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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