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롯데그룹주 '통큰 투자' 맞춰 춤출까

쇼핑·제과·하이마트 등 주력계열 큰 움직임 없어

"구체적 투자내용 안나와 실적개선 여부에 초점을"


롯데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7조5,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히자 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관련주에 끼칠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구체적인 투자내용이 나와야 주가에 끼칠 영향을 판단할 수 있다며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023530)은 전 거래일 대비 변동 없는 23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롯데그룹의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에도 주력 계열사의 주가는 미동조차 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지난 12~13일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투자 소식이 상승 반전의 기회도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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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071840)(-0.74%)와 롯데케미칼(011170)(-2.54%)은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고 롯데제과(004990)(1.41%)와 롯데칠성(005300)(1.40%), 롯데푸드(002270)(2.80%) 등 식품 3인방은 소폭 상승 마감했다.

롯데그룹의 대규모 투자 방침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가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은 '사상 최대 투자'라는 수식어에 비해 구체적인 투자계획 등을 포함한 알맹이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롯데그룹이 내놓은 투자계획만 보면 시장이 놀랄 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어 보인다"며 "제2롯데월드와 실적악화 등 부정적 이슈를 잠재우기 위한 목적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평가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룹 전체 투자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유통 부문의 경우 면세점 사업 확장 등에 상당 부분의 신규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고가입찰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까지 영업면적을 확대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 등의 부담을 감안하면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투자의 방향보다 실적개선 여부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기 힘든 그룹의 대규모 투자보다는 계열사별 실적개선 여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1조1,884억원에 그쳤고 롯데하이마트(-22%), 롯데칠성(-41%), 롯데푸드(-11%), 롯데케미칼(-28%) 등 계열사 대부분의 실적이 악화됐다. 주가 역시 올 들어 롯데쇼핑은 13.7% 하락했고 롯데하이마트는 20.9% 떨어졌다.

다만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롯데그룹주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을 높게 보고 있다. 롯데쇼핑(13%), 롯데칠성(43%), 롯데케미칼(67%) 등의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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