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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도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아누프 싱(사진) 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1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출구전략이 미 경제 회복을 바탕으로 이뤄진다면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한국에도 미미한 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놀랍게도 지난 2년간 (테이퍼링에 따른) 심각한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며 "최근 한국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굉장히 안전한 투자처'로 바뀌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 (신흥시장국) '졸업생'에 가까운 국가"라며 "한국의 금융시장은 회복력이 과거보다 훨씬 강화됐고 한국을 드나드는 자본 흐름이 10년 전보다 한층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싱 전 국장은 다만 한국이 통화스와프 등 금융안전망을 확충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화스와프는 위기 시 시장을 설득할 수 있는 도구"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통화스와프는 2010년 종료됐으며 일본과의 협정도 지난해 종료됐다. 또 싱 전 국장은 "정책당국자는 통화스와프를 발동하면 시장의 불안감을 조장할까 봐 꺼리지만 실제로는 자주 발동해 이상이 없다는 신호를 보내는 게 더 좋다"고 덧붙였다.
싱 전 국장은 지난해 IMF 아태 국장을 사임하고 JP모건체이스의 아태 규제담당 총괄 책임자로 영입됐다. 싱 전 국장의 후임은 이창용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