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불과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말이 정말 실감나는 시기다. 우리는 지나간 시간을 반성하고 또다시 희망으로 가득한 새해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필자 역시 올 한해를 되돌아본다.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하고 새해를 다짐해본다. 자원개발공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참으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고산지대인 볼리비아에서 호흡곤란에 시달렸고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말라리아 예방주사의 후유증으로 심한 고생을 겪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치열한 자원전쟁 속에서 패배하고 때로는 승리했다.
올 상반기에는 중국ㆍ일본에게 3전3패를 당했다. 호주 로즈베리 복합광산 인수 성사단계에서 막판에 중국의 파상공세에 발목이 잡혔을 때는 큰 좌절감을 맛보았다. 또 호주의 10위권 광업기업인 팬오스트사 지분인수와 캐나다 블룸레이크 철광산 인수에도 패하고 말았다. 당시에는 그저 허탈하기만 했다. 한 기업의 실패는 단순히 자원을 빼앗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원확보에 비상이 걸려 자원수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연초 내세운 2+2전략을 다시 가다듬었다. 그리고 전 직원이 '100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 결과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광 계약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세계15위 구리광산인 파나마 뻬따끼야 프로젝트 지분인수 때는 긴박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캐나다 인멧사의 인수합병(M&A) 추진 실패 뒤 곧바로 뻬따끼야 구리광산 인수로 방향을 튼 것이 주효했다.
아프리카 니제르의 테기다 우라늄 프로젝트도 지난 3월 니제르 대통령과의 양해각서(MOU)체결 이후 8개월 만에 어렵게 우라늄 정광 매매계약까지 체결했다. 이제는 올해 마지막 작품인 아프리카 구리 프로젝트 투자 성공이 눈앞에 있다. 성공하면 3패 뒤의 4승이다. 그나마 체면치레는 했다. 전 임직원이 각고의 노력 끝에 거둔 성과다. 이 과정에서 몇몇 임직원이 책임문책을 당해 개인적으로 가슴이 무척 아프다.
내년에도 2+2전략을 기본으로 아프리카ㆍ남미 등의 틈새시장에 지속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 새로운 블루오션도 찾아나선다. 리튬ㆍ희토류 등 최근 자원전쟁의 중심에 있는 희소금속의 확보이다. 우리는 "2+2+α"라고 명명했다.
이제 자원전쟁이라는 용어가 어색하지 않은 시대다. 광물공사는 자원전쟁의 첨병을 자임한다.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버팀목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오대양 육대주의 사막ㆍ밀림ㆍ고지대 등 세계 오지를 누빌 것이다. 또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광물공사의 어깨에 달렸다는 믿음으로 새해에도 열심히 뛸 각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