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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박병훈씨는 최근 아이와 대형마트에 갔다가 추억에 젖었다. 매장 한편에 놓인 과자 종합선물세트를 보자 어린 시절 부모님이 생일선물로 사주셨던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좋아하는 과자를 차지하려고 형과 싸우기도 했지만 어린 마음에 종합선물세트는 행복 그 자체였다. 박씨는 "요즘은 워낙 다양한 과자가 나와 종합선물세트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시 볼 수 있어 새롭고 신기하다"며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있어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제과업계가 과자세트를 잇따라 내놓고 '동심 잡기'에 나섰다. 예년에 비해 상품군은 많이 줄었지만 유년시절의 향수를 자극해 부모 사이에서도 인기다. 롯데제과는 최근 과자 종합선물세트 3종을 출시했다. '스파이더맨' '겨울왕국' '포켓몬스터' 등 인기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먹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인기제품 위주로 구성했고 판매가격은 1만원으로 낮췄다. 남자아이를 겨냥한 '스파이더맨 선물세트'는 칸쵸·왓따·가나초코바·ABC초콜릿·꼬깔콘·치토스 등 인기 과자류를 담았다. 영화 주인공인 '스파이더맨'과 '엘렉트로'의 가면도 들어있다. '겨울왕국 선물세트'는 왓따껌과 칸쵸·시리얼·크런키 등을 넣었고 포장상자는 정리용 상자로 재활용할 수 있다. '포켓몬스터 선물세트'는 빼빼로·치토스·꼬깔콘과 포켓몬스터 캐릭터 카드를 동봉했다.
오리온도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나들이용 선물세트인 '러브 박스'를 내놓았다. 피크닉 바구니처럼 상자를 만들어 야외에서 휴대하기 편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공원 그림도 넣었다. 고래밥·오감자·다이제·초코칩쿠키 등 오리온 주력상품 8가지로 구성됐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했다.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며 소비자권장가는 1만2,000원.
유통업계 관계자는 "7080세대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추억의 과자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올해는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소재로 한 과자 세트가 나오고 가격도 저렴해져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손자까지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과자도 인기다. 동서식품의 '오레오'는 지난 1912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100년 넘게 지구촌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두 개의 동그란 초콜릿 쿠키 사이에 하얀색 크림이 들어간 단순한 구조지만 세월을 초월해 인기를 모으면서 지금도 매년 75억개가 팔린다. 그동안 판매된 오레오를 옆으로 늘어뜨리면 지구를 381번이나 돌고 탑으로 쌓으면 지구와 달을 다섯 번 왕복할 수 있다.
시대에 따라 입맛이 바뀌는 것에 맞춰 오레오도 새 단장에 나섰다. 샌드의 크림을 녹차나 피넛버터로 바꾸거나 과자 모양에도 변화를 준 것. 최근에는 바삭한 식감을 내는 네 겹의 웨이퍼에 화이트크림을 넣고 그 위에 부드럽고 진한 초콜릿을 입힌 '오레오 웨하스 스틱 초코'를 내놓았다. 재미있는 점은 소비자들이 이를 활용해 '오레오 라떼' '오레오 아이스크림' '오레오 마카롱' 등 다양한 메뉴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오레오 레시피'를 입력하면 된다.